tvN의 <꽃보다 할배>. KBS는 비슷한 콘셉트의 ‘마마도’ 제작에 착수했다.
<꽃보다 할배>는 케이블위성채널 tvN이 방송 중인 인기 프로그램. 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 등 70~80대 연기자들이 유럽 배낭여행에 나선 게 소재로 신선한 재미 덕분에 방송 초반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에는 시청률이 6.4%까지 치솟았다. 지상파 시청률로 환산했을 경우 30%가 넘는 기록이다. <꽃보다 할배>가 방송가의 인기 콘텐츠로 떠오르자마자 KBS는 곧바로 ‘마마도’ 제작에 착수했다. ‘베끼기’ 논란이 가열되고 있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다.
‘마마도’ 제작을 바라보는 방송 관계자들은 고개를 갸웃거린다. <꽃보다 할배>는 KBS에서 퇴직해 tvN의 모회사인 CJ E&M으로 이직한 나영석 PD가 새로 선보인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KBS는 자사를 떠난 스타 PD의 기획을 그대로 차용하는 ‘대범함’을 보이며 ‘마마도’ 제작을 추진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MBC의 인기 예능 프로그램 <일밤> ‘아빠! 어디가?’의 콘셉트에 눈독을 들이는 방송사도 많다. 시치미를 뚝 떼고, 가장 먼저 나선 곳은 역시 KBS다. ‘아빠! 어디가?’와 비슷한 내용의 ‘아빠의 자격’(가제)을 준비하는 KBS는 정규 편성에 앞서 파일럿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의 반응을 살핀다는 계획이다. ‘아빠의 자격’은 집안에 소홀한 아빠들이 육아부터 가사 일에 직접 참여해 겪는 상황을 그린다. 이미 개그맨 이휘재와 가수 이현우, 연기자 장현성 등이 출연을 확정했다.
‘아빠의 자격’은 아직 방송을 시작하지 않았지만, 육아에 관심이 적었던 아빠와 아이들이 엄마 없이 떠나는 여행이 주된 내용인 ‘아빠! 어디가?’와 분위기가 상당히 흡사하다. 심지어 프로그램 제목까지 비슷하다. 이에 대해 KBS는 “전혀 다른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고 밝히지만 이를 순수하게 받아들이는 시청자는 많지 않다.
MBC <일밤> ‘아빠! 어디가?’의 콘셉트에 눈독을 들이는 방송사들이 많다.
이후 예능의 베끼기가 더욱 노골적으로 진행돼 왔다는 게 방송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케이블채널의 히트 상품을 지상파가 그대로 베끼거나 경쟁사의 인기 프로그램 콘셉트를 그대로 가져오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 KBS 2TV의 ‘1박2일’은 방송 초기 MBC <무한도전>과 흡사하다는 표절 논란을 겪었고, 이어 신설됐던 SBS ‘패밀리가 떴다’는 또 다시 ‘1박2일’을 베꼈다는 지적에 시달린 바 있다.
3~4년 전 오디션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기 시작하자 지상파 3사는 너도나도 비슷한 기획을 내놓았다. 케이블위성채널 엠넷의 <슈퍼스타 K> 성공 이후 나온 현상이었다. MBC는 곧바로 <위대한 탄생>을 신설했지만 시즌을 거듭할수록 관심을 얻지 못해 결국 폐지 수순을 밟았다. SBS는 <케이팝 스타>로 명맥을 잇고 있지만 화제 면에서는 <슈퍼스타K> 시리즈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평가다. 결국 ‘아류’는 ‘원조’를 넘어서기 쉽지 않은 셈이다.
최근에는 MBC의 ‘나는 가수다’의 콘셉트를 KBS 2TV의 <불후의 명곡>이 그대로 가져왔다는 지적에서부터 SBS <정글의 법칙>이 인기를 끌자 MBC가 비슷한 내용의 <파이널 어드벤처>를 신설했다는 질타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이해리 스포츠동아 기자
베끼기 성행 이유
저작권 없어…대세에 편승 ‘뻔뻔’
여러 장르의 TV프로그램 가운데서도 유독 예능에서 베끼기가 성행하는 이유는 뭘까. 방송 관계자들은 “유행의 흐름이 빠르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CJ E&M의 한 프로듀서는 “버라이어티가 한참 유행하다가 얼마 전부터는 오디션으로 넘어왔다. 그러다가 요즘에는 오지에서 야생 생활을 겪는 탐험 프로그램이 인기”라며 “보통 예능의 유행 주기가 3~4년 간격으로 바뀌는데 이는 시청자의 관심이 유지되는 시기”라고 밝혔다.
빠른 예능의 유행 주기에 맞추기 위해서는 이미 검증된 인기 콘텐츠를 활용하는 게 가장 ‘안전한’ 방법이라는 의견이다. 또 다른 방송 관계자는 “음악이나 영화와 달리 예능의 콘텐츠는 저작권이라는 게 존재하지도 않고 원조 프로그램의 기획안이 인정받기도 어렵다”며 “콘셉트를 교묘하게 베낄 경우에 도의적인 질타를 받을 수는 있지만 방송을 하는 데는 아무런 제약이 없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부에서는 예능 콘텐츠에 대해서도 저작권과 비슷한 개념의 창작 인정권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예능은 다양한 연령대의 시청자를 흡수하는 장점으로 방송사에겐 ‘효자’로 통하지만 비슷한 프로그램이 무분별하게 등장할 경우 시청률의 동반 하락 우려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한 방송 관계자는 “아이디어와 콘텐츠의 값어치가 점차 중요해지는 환경”이라며 “원천이 된 콘텐츠를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 마련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해리 스포츠동아 기자
저작권 없어…대세에 편승 ‘뻔뻔’
여러 장르의 TV프로그램 가운데서도 유독 예능에서 베끼기가 성행하는 이유는 뭘까. 방송 관계자들은 “유행의 흐름이 빠르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CJ E&M의 한 프로듀서는 “버라이어티가 한참 유행하다가 얼마 전부터는 오디션으로 넘어왔다. 그러다가 요즘에는 오지에서 야생 생활을 겪는 탐험 프로그램이 인기”라며 “보통 예능의 유행 주기가 3~4년 간격으로 바뀌는데 이는 시청자의 관심이 유지되는 시기”라고 밝혔다.
빠른 예능의 유행 주기에 맞추기 위해서는 이미 검증된 인기 콘텐츠를 활용하는 게 가장 ‘안전한’ 방법이라는 의견이다. 또 다른 방송 관계자는 “음악이나 영화와 달리 예능의 콘텐츠는 저작권이라는 게 존재하지도 않고 원조 프로그램의 기획안이 인정받기도 어렵다”며 “콘셉트를 교묘하게 베낄 경우에 도의적인 질타를 받을 수는 있지만 방송을 하는 데는 아무런 제약이 없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부에서는 예능 콘텐츠에 대해서도 저작권과 비슷한 개념의 창작 인정권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예능은 다양한 연령대의 시청자를 흡수하는 장점으로 방송사에겐 ‘효자’로 통하지만 비슷한 프로그램이 무분별하게 등장할 경우 시청률의 동반 하락 우려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한 방송 관계자는 “아이디어와 콘텐츠의 값어치가 점차 중요해지는 환경”이라며 “원천이 된 콘텐츠를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 마련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해리 스포츠동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