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한신의 액션(?)은 어느 정도 진정성이 있을까? 일본 야구계와 교류가 잦은 모 구단 고위층은 “말로만 ‘한국 선수 영입’을 이야기했던 한신이 정말 오승환을 데려갈 생각인가 보다”며 “저 스카우트는 주로 FA(자유계약선수)와 외국인 선수 등 즉시 전력감을 살펴보는 한신의 A급 스카우트”라고 소개했다.
일본 야구칼럼니스트 하세가와 쇼이치는 “요미우리 마무리였던 우에하라 고지가 미국으로 떠나고, 지난 시즌 FA로 풀린 후지카와마저 컵스 유니폼을 입으며 일본엔 특급 마무리 공동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덧붙여 “올 시즌 센트럴리그에서 10세이브 이상을 기록한 마무리가 고작 4명뿐이다. 여기다 20세이브 이상도 니시무라와 27세이브의 이와세 히토키밖에 없다”며 “일본 프로야구의 마무리 부재현상이 갈수록 심해지는 만큼 한신의 오승환에 대한 관심은 절대 줄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야구계에 정통한 한 인사는 “한신 외에도 비중있는 일본 구단이 오승환 영입을 모색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 구단이 어딘지 궁금했다.
이 인사는 구단명을 적시하지 않은 채 “과거 한국 선수들이 자주 뛰었던 구단”이라며 “요미우리와 한신에 이어 세 번째로 비중있는 구단”이라고 강조했다. 바로 주니치 드래건스였다. 이 인사는 “그 구단이 주니치냐”는 확인 요청에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은 채 “확실한 건 그 구단이 오승환 영입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일요신문>의 취재 결과 주니치의 오승환 영입 추진은 사실인 것으로 밝혀졌다. 주니치는 구단 관계자를 한국으로 파견해 오승환 측과 접촉하면서 “원하는 액수를 모두 들어주겠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주니치의 움직임은 다소 예상 밖이다. 주니치엔 일본 최고의 마무리 이와세가 버티고 있다. 2004년부터 주니치의 마무리 보직을 맡고 있는 이와세는 올 시즌까지 10년 연속 두 자릿수 세이브를 기록했고 통산 400세이브를 향해 전진 중이다.
그런 초특급 마무리가 있는 와중에 주니치가 오승환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세가와는 “내년이면 40세인 이와세의 구위가 언제 저하될지 모르고, 수당 포함 5억 엔에 가까운 이와세의 몸값을 더는 감당하기 어렵다는 주니치의 현실적인 고민이 숨어 있다”며 “내년 당장 오승환을 마무로 쓰지 않아도 필승 셋업맨으로 활용한 뒤 서서히 마무리를 맡기는 방향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삼성이라고 방관만 하진 않겠다는 입장이다. 올 시즌이 끝나고 오승환이 국외 진출의 뜻을 이루려면 소속팀 삼성의 동의가 필요하다. 만약 구단 동의 필요 없이 완전한 FA자격을 취득하려면 내년 시즌까지 삼성에서 뛰어야 한다. 삼성 송삼봉 단장은 “한국 프로야구 최고 마무리인 오승환을 국외로 보내는 건 국가적 출혈”이라며 “일단 삼성에 잔류시켜 우리 팀 유니폼을 계속 입게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송 단장은 이를 위해 “일본 구단에 뒤지지 않을 최고 보상을 할 생각이 있다”고 강조했다.
박동희 스포츠춘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