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증권사들이 수익성 급락으로 고전하는 가운데서도 사외이사의 연봉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이들보다 더 많은 보수를 주는 곳이 삼성이다. 삼성증권은 지난해와 올해 5명의 사외이사에 4억 3200만 원의 보수를 책정했다. 1인당 평균 8640만 원이다.
삼성의 증권 계열사 사외이사 연봉은 덩치가 훨씬 큰 다른 대기업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지난해 사외이사 1명당 삼성전자는 8900만 원, 현대차는 8400만 원, 기아차는 7700만 원, 현대중공업은 6000만 원을 지급했다. 그나마 삼성증권보다 월등한 곳은 1억 2800만 원을 지급한 포스코 정도뿐이다. 금융계열인 신한금융지주는 5000만 원, KB금융지주는 8300만 원이었다. 심지어 삼성증권의 대주주인 삼성생명도 지난해 사외이사 1인당 평균 지급액은 7500만 원에 불과했다.
사외이사에게 주어지는 혜택은 급여뿐만이 아니다. 사외이사 가운데 대학교수 출신 등에게는 소속 대학(단체)에 기부금을 통한 간접지원도 이뤄진다. 대학교수에게 기부실적도 중요한 성과이다 보니 상당한 혜택이라 할 수 있다.
대학 기부금과 관련해 가장 눈에 띄는 곳은 한국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이다. 한국금융지주는 배종석 사외이사가 근무하는 고려대에 2007년부터 7년간 1억 1800만 원을, 연강흠 사외이사가 근무하는 연세대에는 2009년부터 올해까지 5년간 9500만 원을 기부했다. 기부 주체는 100%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이다. 한국금융지주 김남구 부회장은 고려대 출신, 한국투자증권 유상호 사장은 연세대 출신이다. 이상철 사외이사가 근무하는 동국대에는 기부실적이 전혀 없는 것과 대조적이다.
KB자산운용도 사외이사들의 소속기관에 계열사를 통해 고액의 기부를 해왔다. KB자산운용의 김균 사외이사가 근무하는 고려대에 KB국민은행이 2007년부터 6년간 9억 8700만 원을, 김 이사가 소속된 한국경제학회에는 KB금융지주가 2011년부터 2년간 8000만 원, KB국민은행이 2007년부터 5년간 1억 8000만 원을 기부했다. 천혜숙 사외이사가 교수로 재직 중인 청주대에도 KB국민은행의 최근 5년 기부실적이 2억 9600만 원에 달했다.
이밖에 삼성증권이 오종남, 유영상 사외이사가 재직 중인 서울대에 2009년 1억 원을 기부했다. 2009년 당시 삼성증권 대표이사는 서울대 법대 출신 김준현 사장이었다. 동양증권은 조동성 사외이사가 고문으로 있는 산업정책연구원에 2010년부터 4년간 2억 원을 쾌척했다. 동양증권은 또 계열사인 동양생명과 동양자산운용을 통해 조 이사가 교수로 재직 중인 서울대에 500만 원을 지원했다. 조 이사는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과 경기고, 서울대 동문이다.
최열희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