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는 추신수.
추신수는 1번 타자로 출전해서 23일 현재, 16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이는 내셔널리그뿐 아니라 메이저리그 전체 1번 타자들 중에서 최다 홈런 기록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1번 타자로서의 출루율이 .431(2번 타자로 나왔을 때를 포함하면 .416), 그리고 83득점(2번 타자 포함, 85득점), 볼넷 79개, 몸에 맞는 볼 21개도 1번 타자들 중에서는 최다이다.
1번 타자로서의 타율은 .293. 이는 100경기 이상을 1번 타자로 출전한 선수들 중에서 1번 맷 카펜터(세인트루이스), 자코비 엘스버리(보스턴)에 이어서 3위이고, 2루타 27개의 기록도 3위에 오르는 등 타격 주요 부문에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올 시즌 우익수에서 중견수로 포지션 변경을 하면서 현지 언론으로부터 많은 우려를 낳았지만 추신수는 중견수들 가운데 공동 7위를 기록 중인 6개의 어시스트(보살)를 비롯해 1072.2이닝을 출전하면서 실책은 3개를 기록하고 있고, 일반적으로 수비 범위를 나타내는 수치인 Range Factor(RF)에서는 2.38로 80경기 이상을 중견수로 출전한 선수들 중에서 14위, 100경기 이상을 중견수로 출전한 선수들 중에서는 8위를 기록 중이다.
공격과 수비 양면에서 모두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추신수의 올 시즌 성적은 메이저리그의 특급 선수들과 비교해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각종 기록들이 증명하고 있다.
올 시즌 기록뿐만이 아니라 그의 통산기록을 살펴보면 현재 100홈런-100도루에 홈런 한 개, 도루 한 개만을 남겨두고 있다. 100홈런-100도루 기록은 36명의 메이저리거들만이 갖고 있는 기록이고, 30개의 메이저리그 팀에서도 각 팀 당 1명 내지 2명만이 소유한 소중한 숫자들이다. 한편 신시내티 레즈에서는 조이 보토가 151홈런-46도루, 브랜든 필립스가 163홈런-158도루를 기록했다.
기자단 투표로 명예의 전당에 들어간 74명의 야수들 중에서도 100홈런-100도루 이상은 20명, 200홈런-200도루 이상은 10명, 300홈런-300도루 이상은 2명으로 74명 중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따라서 100 홈런과 100 도루를 동시에 기록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을 설명해준다. 비록 투표로 선정된 명예의 전당 입성 선수와 현역 선수로 표본이 제한되기는 했지만 수만 명의 메이저리그 선수들 중에서 톱 순위권에 드는 선수들을 모아둔 명예의 전당에서도 단 32명에 불과하고 현역 선수 중에서도 36명만이 소유한 기록을 추신수가 목전에 둔 것이다.
추신수가 좋은 선수로 평가를 받는 이유 중 하나가 어느 한 분야에서만 좋은 활약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타격에서도 좋은 파워와 주루능력을 가졌으며, 수비에서도 준수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승엽, 이대호 등과 같은 거포들이 홈런을 때려내는 파워는 좋지만 도루가 많지 않거나 이대형, 이종욱 등의 선수가 도루는 많아도 홈런이 적다는 것을 떠올린다면 추신수의 기록 행진은 그가 메이저리그에서 어느 정도의 위치에 오른 선수인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추신수가 100홈런-100도루를 기록하는 것만으로도 메이저리그 역사에 남을 이름을 새기는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200홈런-200도루, 300홈런-300도루도 가능한 선수가 추신수이다. 올 시즌을 마칠 때까지 부상 없이 진격하는 추신수를 기대해본다.
로스앤젤레스=정재우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