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언론이 '이석기 녹취록'을 공개해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 녹취록의 근거가 되는 음원 또는 동영상 파일의 존재 여부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국정원은 법원으로부터 ‘감청영장’을 발부받아 2010년부터 이석기 의원 등 경기동부연합의 지하조직으로 알려진 RO(Revolutionary Organization·혁명조직) 조직원들 간 모임에서의 대화와 전화통화 내용 등을 감청해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런 정황에 미뤄 RO 모임을 감청한 음원 파일이 존재하고 이를 근거로 '이석기 녹취록'이 작성됐을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석기 녹취록' 내용을 최초로 보도한 한국일보 역시 녹취록의 각 발언에 음성 파일인 ‘MP3’뿐만 아니라 음성과 영상이 모두 가능한 ‘MP4’ 표시가 돼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국정원이 음성뿐만 아니라 녹화 동영상도 확보했을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이석기 의원과 통진당 측은 “철저한 모략이자 날조”라며 강경 대응 기조를 고수하고 있다. 통진당과 시민사회단체가 결합한 '국정원 내란음모 조작과 공안탄압 규탄 대책위원회'(대책위원회)는 3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내곡동 국가정보원 앞에서 규탄대회를 갖는 등 강경 투쟁에 나서고 있다.
이날 규탄대회에는 내란음모 혐의를 받고 있는 이석기 의원을 비롯해 이정희 대표, 오병윤 원내대표, 김선동 원내수석부대표, 김미희 원내부대표 등 당 지도부와 김재연·이상규 의원 등이 총출동했다.
대책위원회는 이번 내란음모 사건은 국정원의 날조된 모략극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촛불분열 획책하는 조작사건 중단하라” “구시대적 조작사건 국정원 해체하라” “공안탄압 배후조정 박근혜 사과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정희 대표는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국정원이 위기탈출을 위해 녹취록을 왜곡 편집해서 특정인을 모략한 것”이라며 “통합진보당은 공식적으로 국정원의 내란음모 사건은 날조된 모략극임을 분명히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정원이 위법하게 유출시킨 왜곡편집된 녹취록에 따르더라도 이석기 의원이 총기소지나 파괴행위를 지시한 바가 전혀 없다”며 “또 모인 사람들이 파괴행위를 결정한 바도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대표는 “국정원은 한 두 사람이 장난감 총 운운했다고 해서 내란음모 행위라고 부풀리고 있다”며 “불법대선 개입을 사죄하고 국민의 처우를 기다리기는 커녕 해체위기를 모면하려고 촛불을 뒷받침 해 온 진보당에 내란음모죄를 뒤집어 씌운 국정원의 오만한 무법적 행태를 반드시 뿌리뽑겠다”고 강조했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