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3일 서울 중랑구의 한 연립주택 1층에서 불이나 거실에서 잠을 자던 남편 김 아무개 씨(64)는 그 자리에서 숨졌고 부인 김 아무개 씨(61)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사망했다. 연기를 마신 아들과 딸은 병원으로 옮겨져 목숨을 건졌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일요신문DB
사건 추적과정에서 경찰은 부인 김 씨가 화재 발생 6개월 전부터 화재 보험 3개를 남편 앞으로 가입한 사실을 알아냈다. 남편이 사망했을 경우 8억 1000만 원을 보상받을 수 있는 보험이었다. 부인 김 씨가 병원에서 수차례 수면제 처방을 받은 사실도 밝혀졌다.
경찰은 건설입찰업을 하던 김 씨는 3억원의 빚으로 경제적 어려움이 있었고 평소 남편의 아침밥을 챙겨주지 않던 부인 김 씨가 사고 몇 주 전부터 남편의 아침밥을 챙겨줬다는 가족의 진술 등을 토대로 방화를 저지른 범인으로 부인 김 씨를 지목했다.
경찰 관계자는 부인이 가족들이 있는 집에 불을 지른 것에 대해 “평소 남편만 거실에서 잠을 자고 가족들은 방 안에서 잤는데 부인은 연기를 마실 것을 생각지 못하고 거실에 불을 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신의 목숨과 맞바꾼 보험금은 애초에 받지 못할 돈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부인은 남편 몰래 남편 앞으로 화재 보험을 들기 위해 전화로 가입을 했다. 사망 보험에 본인 인증이 필요하자 아들을 시켜 남편인 것처럼 속여 인증을 하게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사실이 들통나면서 남편의 보험금은 남은 가족들에게도 돌아가지 못했다.
결국 남편과 부인은 사망했지만 부인이 남편 앞으로 몰래 가입해 놓은 보험금은 영영 되돌려받지 못하게 됐다.
김다영 기자 lata1337@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