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메이저리그 동부지역 구단 스카우트의 오승환 평가다. 한국, 일본, 타이완을 자주 방문하며 아시아 야구의 흐름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이 스카우트는 “93마일(시속 150km)의 질 좋은 속구와 빠르게 꺾이는 하드 슬라이더를 능숙하게 던지는 오승환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 사이에서 최고 관심 대상”이라며 “최소 4, 5개 메이저리그 구단이 오승환에 대해 매우 관심있어 하는 걸로 안다”고 귀띔했다. 참고로 많은 빅리그 구단은 보스턴, 클리블랜드, 다저스, 샌프란시스코 등 죄다 명문팀들이다.
이 스카우트에 따르면 오승환을 영입 후보로 올려 놓은 보스턴은 부단장과 부사장을 직접 한국으로 보내 오승환을 정밀 분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저스 역시 한국 주재 스카우트를 활용해 오승환의 일거수일투족을 체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빅리그 구단들이 오승환에 큰 관심을 나타내는 이유는 세 가지다. 첫 번째는 풍부한 경험이다. 2005년부터 삼성 불펜진에서 뛰기 시작한 오승환은 올 시즌까지 9년 동안 팀의 든든한 기둥 투수로 활약했다. 이미 풍부한 경기 경험을 쌓았기에 경험 여부가 가장 중요한 메이저리그 불펜진에 합류해도 전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게 미국 야구계의 예상이다.
두 번째는 오승환이 검증된 마무리라는 것이다. 2005년 이후 오승환은 2번의 아시아시리즈와 아시아경기대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번의 올림픽에 참가하는 등 각종 국제대회에 빠짐없이 출전해 좋은 투구를 선보였다. 빅리그 스카우트들이 오승환의 가치를 인정한 것도 국제경기를 통해 그의 장점을 직접 지켜봤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그의 강력한 속구다. 오승환의 평균 속구 구속은 93마일이다. 그러나 간혹 95마일(시속 153km)까지도 구속이 나온다. 한국과 일본 프로야구를 통틀어 이 정도 속구를 던지는 투수는 드물다. 특히나 오승환의 속구는 공의 회전수가 많아 타자 입장에선 타석 앞에서 떠오르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 미 스카우트들은 “올 시즌 시카고 컵스와 계약을 맺은 일본인 투수 후지카와 규지보다 속구 구위가 위협적”이란 평을 내놓는다.
류현진의 성공에 자극받은 메이저리그에서 오승환의 가치는 더 뛰고 있다. 1년에 200만~300만 달러는 충분히 받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그림자도 분명하다. 과거 추신수의 에이전트이자 미 야구계에서 스캇 보라스와 함께 손꼽히는 에이전트로 유명한 앨런 네로는 “오승환의 속구는 매우 인상적이지만, 그게 단점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오승환의 93마일 속구는 분명 매력적이다. 하지만, 그의 구종이 속구뿐이라는 건 문제다. 힘 좋은 메이저리그 타자와 상대하려면 두 번째 구종이 매우 중요하다. 후지카와가 컵스 유니폼을 입은 것도 속구만큼이나 구위가 좋은 포크볼이 있었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타자들의 공격적 성향을 고려할 때 종으로 떨어지는 변화구는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오승환의 두 번째 주무기인 하드 슬라이더는 그리 인상적이지 않다. 한국에선 통할지 모르지만, 횡으로 꺾이는 각이 어정쩡하다. 오승환이 미국 구단에 좋은 인상을 심어주려면 종으로 떨어지는 변화구를 장착하지 않으면 안 된다.”
네로는 “내가 단장이라도 오승환을 영입하고 싶겠지만, 두 번째 변화구가 약한 만큼 1년에 200만 달러 정도가 아니면 영입 경쟁에 나서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미국에선 네로처럼 오승환의 몸값을 200만 달러, 많게는 300만 달러로 예상하는 에이전트가 많다. 하지만, 오승환이 그 이상을 원하고 있다는 게 미 스카우트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박동희 스포츠춘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