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박주민 변호사에 이어 강연에 나선 표 전 교수는 고려대의 학훈인 자유·정의·진리를 주제로 이날 강연을 진행했다.
표 전 교수는 “원세훈 전 원장을 비롯한 국정원 직원들은 자유 수호에 대한 사명감이나 의지가 있었을 것”이라며 “그러나 목적이 좋다고 해서 모든 수단이 다 허용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유를 지키겠다며 무고한 이들을 공산주의자로 몰았던 매카시즘 때문에 미국은 자유수호자로서 상처를 가지고 있다”며 “한국에서도 자유를 지키겠다며 국정원 직원들이 벌인 사이버 심리전 덕분에 국민이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인터넷상에서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석기 의원 사건에 대해서는 “마음 속에 가지고 있던 내란음모를 알아냈다고 과연 처벌할 수 있을까”라고 의문을 제기하며 “이 의원을 옹호하거나 법적 절차를 언급하기만 해도 종북으로 의심받는 상황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고려대가 강연회의 대관을 취소한 것과 관련해선 “고려대는 학생들이 여리고 착하고 순수해 동조하고 세뇌되고 오염될까봐 이를 막기 위해 강의를 불허했다”며 “학생들을 아낀다면 저같이 편향적인 사람의 이야기를 듣게 하고 비판하거나 극복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고려대 측은 정치적 성향을 띄는 행사는 허가할 수 없다며 4·18 기념관 소강당 대관을 일방적으로 취소해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김수현 기자 penpop@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