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시리즈 5차전 잠실구장 VIP룸에 모습을 비친 이재용씨.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 ||
그런데 지난 8일,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한국시리즈 5차전이 벌어진 잠실구장에서 <일요신문> 카메라에 ‘범상치 않은 관중’이 포착됐다.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후계자’인 이재용 상무보(34)와 일행이 바로 그들.
당시 3승1패로 ‘매직넘버 1’을 남겨뒀던 삼성의 우승 예감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첫 우승을 위한 간절한 염원 때문이었을까. 이날 이 상무보는 야구장 홈플레이트 뒤쪽의 VIP룸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상무보가 야구장을 찾은 것은 지난 3일 대구구장에서 벌어진 한국시리즈 1차 개막전에 이어 이날이 두 번째. 개막전에는 아버지 이건희 회장의 전용기편으로 삼성전자 임원을 포함해 30여 명을 대동했었다. 그리고 5차전이 열린 8일, 이 상무보는 4시간25분 동안 벌어진 양 팀의 혈전을 ‘꼬박’ 지켜봤다.
처음에는 정장 차림으로 VIP룸 의자에 앉아 조용히 경기를 관전하던 그는 이내 ‘열혈 팬’으로 변해갔다. 선취점, 역전, 다시 동점….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박빙의 승부가 이어지면서 양복 윗도리를 벗어 젖혔고, 어느 순간부터는 아예 의자에서 일어나 녹색 다이아몬드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이 상무보의 몸은 VIP룸에 있었지만, 마음만은 삼성 서포터스가 자리한 3루쪽 관람석에 가 있는 듯했다. 때론 웃으며 때론 심각한 표정으로 그는 그렇게 예측할 수 없는 명승부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이날 승부는 삼성의 8 대 7 역전패.
하지만 이 상무보는 결코 찡그리는 기색이 없었다. 공교롭게도 이 상무보는 우승이 확정된 지난 10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6차전 경기 때는 야구장을 찾지 못했다. 삼성 라이온즈 관계자는 “일정 때문에 이 상무보는 TV를 통해 경기를 관전했다”고 전했다.
이 상무보는 ‘야구광’으로 유명하다. 삼성 관계자는 “어린 시절부터 야구를 무척 좋아했다”고 말한다. 서울대 재학시절에는 혼자서 야구장에 다녔을 정도. 그래서인지 이 상무보가 삼성 라이온즈의 차기 혹은 차차기 구단주를 맡을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