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씨의 진정서에 따르면 지난 10월23일 저녁 정체불명의 사내 두 명이 ‘도박사건으로 조사할 것이 있다’며 경찰서 동행을 요구했다는 것. 하지만 정씨가 붙들려 간 곳은 경찰서가 아닌 검찰청. 그리고 검찰수사관이 정씨가 생전 처음 들어보는 이름을 대며 살인혐의를 자백하라고 강요했다는 것.
그러면서 구타가 가해졌고, 박스 봉합용 테이프로 얼굴을 칭칭 감았다고 한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수사관이 “너, 여기 온 거 아무도 모르고, 너 죽어도 아무도 모른다”며 극도의 공포 분위기를 자아냈다는 얘기.
또 임신중인 자신의 아내도 데리고 와 구타하겠다고 협박했다는 게 정씨의 주장이다. 외부와의 연락이 단절된 정씨는 하는 수 없이 자백하고 말았다고 한다. 정씨는 “내가 살인현장에 있었다고 말한 친구 장아무개씨도 내게 ‘구타에 못이겨 허위자백했다’고 털어놨다”고 전했다.
정씨의 주장에 따르면, 자신과 친구 장씨는 검찰의 구타와 협박을 견디지 못해 허위자백했다는 얘기다. 조씨 사건 관련 또 다른 피의자 권씨도 지난 1일 인권위에 진정서를 접수시켰다. 지난달 24일 서울지검 11층에서 조사 받은 권씨는 “머리를 발로 밟고, 허벅지와 가슴, 정강이를 구타당했다. 심지어 거꾸로 뒤집어 성기를 주먹으로 치고, 꽉 잡는 바람에 기절까지 했다”며 허리와 갈비뼈, 목, 성기 등의 통증을 호소했다. 이들의 구타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병원진단결과도 나왔다.
인권위는 지난 2일 구타 사망한 조씨와 연루된 살인사건 피의자 4명의 병원진단서를 공개했다. 진단서에 따르면 이들 4명 모두는 타박상 흔적이 있었고, 전치 1∼2주 진단이 나왔다. 특히 이들 피의자 가운데 박아무개씨는 “검찰청 특수조사실에서 물고문을 당했다”고 폭로, 엄청난 파문을 몰고 왔다. 검찰에서도 이에 대해 “박씨의 주장에 신빙성이 높다”며 물고문 사실을 시인했다.
또 숨진 조씨와 같은 혐의로 조사 받던 중 지난달 25일 도주한 최아무개씨(30)의 어머니 강아무개씨(57)도 “내 아들도 수사관들에게 구타당해 전치 3주 진단이 나왔다”며 최씨의 병원진단서와 상처 부위를 찍은 사진 13장을 첨부한 진정서를 인권위에 제출했다. 이처럼 조씨와 관련된 살인사건 피의자 5명 모두는 검찰 수사과정에서 가혹행위를 받았다는 주장이다.
“가혹행위 탓에 ‘허위자백’을 했다”는 이들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홍 전 검사가 추적해온 살인사건 두 건의 수사는 다시 원점에 설 수밖에 없다.
-
[단독] 김용현 전 국방장관 "민주당이 내란 수준, 대통령은 자식 없어 나라 걱정뿐"
온라인 기사 ( 2024.12.06 09:13 )
-
그날 밤 출동 계엄군도 처벌받나…내란죄 처벌 적용 범위 살펴보니
온라인 기사 ( 2024.12.06 15:32 )
-
[단독] '김건희 풍자' 유튜버 고소대리…대통령실 출신 변호사, 변호사법 위반 논란
온라인 기사 ( 2024.12.10 15: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