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거 99년에 마포경찰서에서 다 얘기한 거예요. 기록 보면 다 아실 건데 왜 일일이 물으세요.” 그가 진술한 내용은 숨진 조천훈씨가 홍경령 검사로부터 조사를 받았던 이른바 ‘99년 신촌 살인사건’. 형사 3부는 최근 강력부로부터 이 사건을 인계받아 수사중이다.
얘기를 마친 ‘갈색 양복’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정수기쪽으로 걸어가 종이컵 하나를 뽑았다. 그리고는 종이컵에 더운 물을 받아 녹차 티백을 담그더니 검사 책상을 향해 걸어갔다. 그는 녹차 컵을 검사 책상 위에 올려놓은 뒤 한 손을 책상 위에 짚고 다시 말을 꺼냈다.
“저기요. 제가 영등포에서 활동할 때 마포경찰서에 갈 일이 있었거든요. 지금 얘기하는 건 그때 다 한 얘기예요.” 다른 한 손은 바지 주머니에 찌른 채였다. “알았어. 응, 그래 알았어.” 서류를 뒤적이며 고개를 숙인 담당 검사는 짧게 대답했다.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검사실 계장은 “저 모습이 지금 검찰의 위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씨 사망 사건 이후로 피의자는 물론 참고인들의 진술마저 듣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서울지검 강력부의 한 검사는 “이제는 참고인을 한 번 부르려고 해도 ‘생업이 바쁘다’며 전화를 일방적으로 끊기가 일쑤”라고 말했다.
특수부의 다른 검사는 “검사실이 민원 서비스를 하는 곳도 아니고 적어도 죄를 묻는 엄숙함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 검사는 “지금 분위기 같아서는 검사들도 일반 공무원들처럼 ‘칼퇴근’하는 모습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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