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준 직계라인… MB정부서 승승장구
특히 이 씨는 박영준 전 차관의 최측근으로 통한다. 이 씨는 2006년 5월에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비례대표 6번으로 서울시의원에 당선되며 정계에 입문했는데, 이때부터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당시 서울시 정무국장)과 가깝게 지냈다고 한다.
이 씨가 여권에서 입지를 다질 수 있었던 계기는 지난 2007년 대선이었다. 이 씨는 박 전 차관이 주도해 세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외곽 캠프 선진국민연대 직능본부장을 맡아 대선 승리에 기여했다. 대선 공신에다 박 전 차관의 ‘후광’까지 입은 이 씨는 이명박 정부에서 승승장구했다. 2008년 1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상임자문위원에 발탁되더니 2008년 2월부터 12월까지는 한나라당 부대변인을 맡았다. 이 기간 동안 이 씨는 한 사립대학 교수로 재직하기도 했다.
박 전 차관의 ‘직계’로 분류됐던 이 씨는 2008년 총선에서 공천을 신청했지만 탈락했다. 당시 이를 두고 한나라당 내에서는 ‘박영준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그만큼 이 씨는 정치권에서 ‘박영준 사람’으로 인식됐었다는 얘기다. 이 씨는 박 전 차관이 2008년 6월 ‘권력 사유화 논란’으로 인해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에서 물러나자 자신이 20년 넘게 노동조합 위원장을 맡았던 프레지던트호텔에 임시 사무실을 마련해준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 씨는 2009년 1월 GKL 감사로 깜짝 임명되며 총선에서 탈락한 아픔을 씻었다. GKL은 연매출액이 5000억 원에 달하는 알짜배기 공기업이다. 당시 감사직을 두고 여권 실세들 사이에서 힘겨루기가 벌어졌을 정도다. 그런데 서울시 의원 출신인 이 씨가 차지하자 정치권에선 박 전 차관 입김이 작용했을 것이란 얘기가 파다했다. 새누리당의 한 의원은 “박 전 차관이 공천에서 탈락한 것에 대한 보상으로 이 씨에게 감사 자리를 줬다고 들었다”고 귀띔했다.
이 씨는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에 열중해 정권 교체를 이룬 만큼 이제 이명박 정부 국정 운영의 기틀을 다지고 새로운 강원도를 만들겠다”며 강원도지사 출마를 선언했지만 뜻을 접었다. 2012년 2월 100여 개 보수 성향 단체로 구성된 국민통합연대 상임대표를 맡았던 이 씨는 김문수 경기지사를 돕다가 중도에 그만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해 4·11 총선에서 서울 성북을에 도전했다 또 다시 고배를 마신 이 씨는 전격적으로 박근혜 캠프에 합류했다. 친이에서 친박으로 변신한 정치인을 일컫는 소위 ‘월박’을 한 셈이다. 한 박근혜 캠프 출신 인사는 “한 명이라도 아쉬울 때라 거절하진 않았지만 대놓고 친이였던 이 씨를 그리 달갑게 맞진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그래서인지 이 씨도 2007년 대선처럼 열성적으로 하진 않았다”고 전했다. 결국 이 씨는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원전비리에 연루돼 구속되는 수모를 겪었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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