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경기 전 신시내티의 클럽하우스. 여러 대 설치된 TV 소리가 클럽하우스를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선수들은 각자의 라커룸에 앉아 볼 일을 보거나 몇몇 선수들은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다. 평온한 분위기는 경기 후에도 이어진다. 미국 취재기자들만이 종종 걸음으로 바삐 선수들을 따라 다니지만, 선수들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집으로 갈 채비를 한다. 지난 5일 세인트루이스전 연장 16회 패배 이후에는 침통한 분위기도 있었지만, 승리와 패배 이후 신시내티 라커룸의 분위기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다저스의 왁자지껄한 팀 분위기가 개구진 류현진의 성향과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다.
반면 다저스의 클럽하우스는 정 반대의 모습이었다. 홈경기 승리시 다저스의 클럽하우스가 클럽 분위기로 바뀐다는 것은 류현진을 통해 익히 알려진 사실. 신시내티 원정 3연전을 모두 패한 탓에 승리 후 분위기는 느낄 수 없었지만 경기 전 분위기는 시끌벅적 그 자체였다. 신시내티와의 3연전 마지막 날. 다저스의 원정 팀 클럽하우스에 들어가자 정 가운데 위치한 소파에 칼 크로포드가 앉아 최근 개막한 NFL을 시청하고 있었다. 개구쟁이 이미지의 크로포드는 실제로도 큰 소리로 떠들며 지나가는 선수들을 향해 익살을 부리고 있었다.
한 쪽에서는 유리베와 헨리 라미레즈 등이 카드 게임을 하고 있다. 유리베는 중요한 게임에서 졌는지 장난기 섞인 욕설을 내뱉는다. 헨리 라미레즈는 게임이 안 풀리는지 시종일관 시무룩한 표정이다. 다른 한 쪽에서는 선수들이 같은 시각 진행 중이던 오클랜드와 휴스턴의 야구 경기를 보며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전체적으로 경기 전부터 다저스의 클럽하우스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두 팀의 클럽하우스 분위기가 인상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추신수와 류현진의 성향과도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침착하고 신중한 성격의 추신수와 털털한 류현진의 이미지가 양 팀의 클럽하우스 분위기와 묘하게 버무려진다. 삼겹살 회식자리에서 추신수는 “신시내티의 팀 분위기가 내 성향과 잘 맞는다”고 말한다. 옆에 앉은 류현진에게 “너도 다저스랑 잘 맞는 것 같다”고 말하자 류현진도 고개를 끄덕 거린다.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추신수와 류현진. 두 선수는 팀과의 궁합도 최고인 듯하다.
김중겸 순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