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시장 개소주 판매점. 최준필 기자 choijp85@ilyo.co.kr
모란시장에선 목줄을 하고 있는 개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목줄을 착용하고 있다는 것은 일반 가정집에서 왔다는 증거다. 개농장에서 식용으로 대량생산된 개들이라면 목줄을 착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키우던 주인이 처치곤란 상태인 개를 데려와 판 경우이거나, 실종되거나 심지어 훔쳐온 개들인 것이다. 이들은 개 ‘사냥꾼’에 의해 주인과 떨어져 시장으로 팔려왔다.
더위가 한풀 꺾인 9월 중순인데도 시장 안은 유난히 더웠다. 가마솥을 이용해 개 및 고양이를 달이는 열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볼 수 있는 개는 대부분이 진돗개였다. 진돗개는 서열싸움을 하는 동물이므로 같은 우리에 두면 서로 공격하지만 큰 우리 안에 마구잡이로 함께 갇혀 있었다.
시장 내 한 건강원에 들어가 개소주를 문의하자 “바로 살 수 있다. 보통 20~25㎏ 개 한 마리에 6주 분이 나오고 가격은 40만 원대다”라고 설명했다. 고양이 즙도 파냐고 물으니 “고양이 즙은 며칠 기다려야 한다”며 목소리를 낮췄다. 상인은 이어 “추천도 해주지만, 손님이 개를 직접 고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개들의 건강 상태를 묻자 “시골로 내려가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사온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기자가 “개농장이나 개공장에서 사오는 것이 아니냐”고 묻자 “절대 아니다. 건강한 개들이다”라며 “이곳에 온 개들은 보통 5일이면 모두 소비된다”고 말했다.
한편 동물보호활동가 AJ 씨는 음식점에 납품되는 개고기에 대해 “계절·지역에 따라 시세가 다르다”며 “A~D급으로 나뉜다. 근(600g)당 5000~6000원, 겨울엔 2000원까지 떨어진다. 식당주인도 도육된 상태의 고기를 육안으로 보고 사는 것이기 때문에 어떤 상태의 개였는지 모르고 구매한다”고 설명했다.
신상미 기자 shi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