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팬들 입장에선 이날 경기의 히어로는 클레이튼 커쇼이길 바랬을 것이다. 1차전에 이어 다시 한 번 애틀란타 강타선을 침묵시켜줘 손쉽게 4차전에서 승리를 거두길 원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역시나 커쇼는 호투했다. 그렇지만 4번 타자 겸 1루수 아드리안 곤잘레스의 연이은 실책으로 비자책점이지만 두 점을 내준 채 2대 2 동점에서 교체됐다. 결국 돈 매팅리 감독의 승부수였던 커쇼는 준수한 투구로 2등 공신에 만족해야 했다.
3차전에서도 결정적인 역전 3점 홈런을 날린 칼 크로포드는 4차전에서도 홈런 두 방으로 팀이 2대 2로 동점을 이룰 수 있도록 경기 초중반 동안 타선을 책임졌다. 크로포드 역시 LA의 NLDS 최종 승리의 2등 공신 이 됐다.
그렇지만 경기 중후반 LA는 위기에 몰렸다. 교체 투수 로날드 벨리사리오가 7회 1실점하면서 애틀랜타에 3대 2 역전을 허용한 것. 패색이 짙은 상황, 곤잘레스와 벨리사리오가 LA의 역적이 될 처지에 내몰리게 됐다.
그렇지만 8회 말 대역전의 드라마가 시작됐다. 앞선 타석에서 병살타로 아쉬움을 남긴 야시엘 푸이그가 2루타를 치면서 침체된 다저스에게 희망의 불씨를 전달했다. 다음 타석은 후안 유리베. 매팅리 감독의 주문은 보내기 번트였지만 연이은 번트 실패로 유리베는 강공을 선택해야만 했다. 그리고 두 번의 번트 실패는 더욱 드라마틱한 상황은 만들기 위한 하나의 반전 코드에 불과했다. 유리베가 역전 투런 홈런으로 경기를 뒤집어 버린 것.
유리베의 홈런을 애틀랜타의 구원왕 크레이크 킴브렐은 망연자실하게 불펜에서 바라봤다. 애틀란타의 경우 워낙 막강한 마무리 투수 킴브렐이 있어 상대팀 입장에선 8회가 점수를 뽑을 수 있는 마지막 이닝이기도 하다. 그 마지막 기회에서 푸이그와 유리베가 대형 사고를 친 셈이다.
단연 류현진의 절친인 푸이그와 유리베가 대역전 드라마의 주역이 됐다. 푸이그 역시 커쇼, 크로포드와 함께 2등 공신에 올랐고 유리베는 단연 이날 경기 승리의 1등 공신이 됐다.
9회 초 마운드에 오른 LA 마무리 투수 켄리 얀센이 애틀란타 강타선을 세 타자 연속 삼진으로 완벽하게 막아내며 NLDS를 최종 승리로 마무리 짓고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 선착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