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기간이 아닐 때 원정 성매매를 떠나는 여성들은 안마방이나 오피 출신이 많다.
목돈을 벌 수 있다는 기대감에 일본행을 택한 여성들의 삶은 가지각색이었다. 빼어난 미모로 일본 현지에서 인기를 끌어 실제 월 2000만 원의 수익을 올리는 여성도 있었다. 한 번 ‘돈 맛’을 본 여성 8명은 브로커의 도움을 받아 비자 서류까지 위조해 1~2년간 장기 체류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여성들은 겨우 입에 풀칠을 하거나 오히려 빚에 허덕였다. 하루에 2~3건의 성매매를 해도 번 돈의 40%는 현지 포주에게 줘야했기에 선불금을 갚기에도 벅찼던 것. 이번에 적발된 일당들도 성매매 여성들에게 선불금 2000만 원씩을 준 뒤 10일마다 240만 원씩 10번에 걸쳐 원리금을 회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뿐만 아니라 홍보용 영상을 촬영하고 숙식비까지 해결해야 했으니 일을 해도 빚만 늘어갈 뿐이었다.
지난 2월 돈을 벌겠다는 일념으로 일본행을 택한 전 아무개 씨(여·31)도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생지옥을 경험했다. 한국에서 선불금을 받고 일본으로 떠난 전 씨는 갑작스럽게 건강이 악화돼 약속된 성매매 횟수를 채우지 못하는 날이 허다했다. 빚은 점차 늘어갔고 결국 포주가 전 씨를 벽지에 팔아버리기까지 했다. 말도 통하지 않는 곳에서 온갖 고생을 하던 전 씨는 경찰의 도움으로 겨우 귀국길에 오를 수 있었으나 인신매매를 당한 기억은 평생의 상처로 남게 됐다.
또한 큰돈을 벌었다 하더라도 귀국하자마자 사채업자들에게 빼앗기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원정 성매매를 떠나는 여성들을 전문적으로 상대하는 악덕 사채업자들이 출국 전 300% 이상의 이자를 받는 조건으로 돈을 빌려주곤 이를 빌미로 벌어온 돈을 모두 가져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지난 2011년 부산에서는 해외 원정 성매매를 하고도 돈을 모으지 못한 자신의 처지를 비관한 여성이 우울증을 앓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도 발생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경찰의 단속에도 해외 원정 성매매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한 부작용도 만만치 않으나 경찰은 마땅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해 고심하고 있다. 경찰은 “해외 원정 성매매를 근절하기 위해 유흥업소와 결탁한 사채업자와 브로커 등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내놨으나 “자발적인 원정 성매매까지 이뤄지는 현실에 이를 근절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라며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박민정 기자 mmj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