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현오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이 박근혜 정부의 첫 경제사령탑, 그것도 부활한 경제부총리에 임명됐을 당시 관가의 반응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KDI 원장 중 경제사령탑으로 직행한 경우는 KDI 42년 역사에서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처음이었던 까닭이다.
현오석 부총리가 원장을 맡았던 KDI는 초고속 경제발전을 이루던 지난 1971년 경제정책에 대한 연구를 전문으로 세워진 국책연구기관이다. 박근혜 대통령 선친 고 박정희 대통령이 전문 경제연구소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직접 설립을 지시했다.
KDI 원장은 고속 성장기이던 전두환 정권 초기까지는 속된 말로 잘나갔다. 1971년부터 1982년까지 초대 원장을 지낸 김만제 전 부총리의 경우 1983년 재무부 장관을 거쳐 1986년에는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장 장관을 역임했다. 이후 포항제철(현 포스코) 회장과 국제철강협회 회장을 지냈다. 하지만 김 전 부총리 이후 ‘격’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김기환 2대 원장은 장관이 아닌 상공부 차관으로 임명됐다.
안승철 3대 원장부터는 대부분 관가로 들어오지 못하고, 금융계나 학계로 자리를 옮기는 것이 다반사였다. 박영철 4대 원장이 퇴임 후 차관급인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임명된 것이 그나마 관가에 발을 들여놓은 사례일 뿐이고, 구본호(5대), 송희연(6대), 황인정(7대), 차동순(8대), 이진순(9대) 전 원장들은 자리에서 물러난 뒤 대부분 국내 대학교나 연구기관에서 활동을 했다.
10대 원장인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은 오히려 경제기획원 차관과 정보통신부 장관, 청와대 경제수석, 재정경제부 장관 등을 두루 거친 뒤에 KDI 원장으로 오는, 이전과는 반대로 된 흐름을 보였다.
그러다가 11대 김중수 원장 때부터 다시 경제 관련 관가의 핵심으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11대 원장을 지낸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KDI 원장을 지낸 후 한림대 총장, 청와대 경제수석,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대사를 지낸 뒤 한은 총재에 임명됐다. 12대 원장인 현정택 부의장은 KDI 원장 이후 인하대 교수를 지내다 국민경제자문회의 의장을 맡았고, 역대 원장 중 처음으로 연임에 성공한 현오석 부총리는 박근혜 정부 경제팀 수장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경제계 관계자는 “김중수 총재가 이명박 정부에서 임명된 점을 감안하더라도 전임 KDI 원장들이 한 명도 아닌 세 명이나 경제분야에서 영향력이 강한 자리에 함께 앉은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며 “그만큼 박근혜 대통령의 KDI에 대한 믿음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준겸 언론인
정권따라 롤러코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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