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개콘> 코너에서는 조선족들의 보이스 피싱을 소재로 활용하기도 했다.
이들은 경찰 수사를 피하기 위해 중국 칭다오 등지에 스미싱 조직을 운영했다. 프로그래머가 포함된 기술팀과 조선족이 포함된 문자메시지 발송팀은 중국에서 활동했다. 이들은 국내에는 환전 세탁을 담당하는 팀을 따로 두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이 스미싱 사기조직에 연루된 조선족은 스미싱에 필요한 문자메시지를 만들어 보내는 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월 30일에도 스미싱을 통해 확보한 범죄수익을 문화상품권 등으로 환전해 해외로 반출한 혐의로 최 아무개 씨 등 조선족 4명이 검찰에 구속기소 된 바 있다.
이들은 총책인 중국인 싱 아무개 씨의 의뢰에 따라 악성 어플을 제작·유포했다. 나머지 조선족 3명은 국내에서 게임머니 등을 현금화해 중국으로 범죄수익을 유출하는 역할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조선족이 국내 스미싱 사기조직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 관계자는 “중국에 서버를 두고 국내 사기범행을 저지르는 조직이 한국어를 하는 값싼 인력으로 조선족들을 이용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확정할 수는 없지만 스미싱이나 파밍의 경우 국내외에 여러 사기조직들이 있고, 한국 사정을 알아야 하기 때문에 조선족 등이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보이스 피싱, 스미싱 등과 관련된 사기에서 한국어에 능통한 조선족은 중간에서 이용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들은 약간의 수수료만을 받고 보이스 피싱을 포함해 가짜 은행사이트를 만들고 한국어를 삽입하는 등의 활동을 한다.
스미싱에 사용되는 문자메시지나 가짜 은행사이트에 맞춤법 표기가 잘못된 어눌한 표현들이 발견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문자발송이나 해외서버 관리 등 중간책 이상의 역할에서는 조선족이 활동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우 한국전화결제산업협회 팀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다른 나라에 비해 휴대전화 소액결제시스템이 활발하기도 하고 최초로 활성화됐다. 이 때문에 일본이나 중국 등 주변 국가보다 보안 수준이 높다 해도 중국 스미싱 조직에 있어서는 한국은 놓칠 수 없는 시장”이라며 “과거 보이스 피싱에 한국어가 가능한 조선족이 필요했던 이유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배해경 기자 ilyohk@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