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다. 청와대의 의중은 윤상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가 가장 잘 꿰뚫고 있다는 비유다. 일요일마다 당사로 출근해 기자들에게 기삿거리를 던져주면서 언론의 환심을 산 윤 의원이 여러 구설 때문에 ‘일요 브리핑’은 관뒀지만, 여전히 취재진 러브콜 영순위 자리를 꿰차고 있다. 이는 그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우선 보궐선거로 입성한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이 행보를 본격화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까지 당 지도부와 만찬을 함께했다. 윤 의원은 이 자리에 있었다. 또 친박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곧 출범할 국가경쟁력강화모임을 두고 ‘누가 회장직을 맡을 것인가’가 화두였는데 거중조절자 역할을 한 인물이 윤 의원이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좀 앞서 나가는 이야기지만 차기 당직, 국회직에 대한 교통정리에 대해서도 윤 의원이 많은 시나리오를 갖고 있다는 말도 회자된다.
올해 중반기부터 실세로 부각한 그는 사실 ‘월권과 의중 사이’를 크게 오갔다. 최고위원회의 등 각종 공식 회의석상에서 윤 의원이 마이크를 잡기 시작했다. 그가 등장하기 이전까지는 원내대표 이야기가 끝나면 비공개로 전환됐고 기자들은 회의실 밖으로 나가야 했다. 당 대변인이 하던 일요 브리핑도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그러는 사이 그는 민감한 사안이나 대외비를 공개하는 실수를 했고, 야당에 쓴소리를 쏟아내면서 권한 남용 논란의 주인공이 됐다. 이슈가 됐던 국정원 트위터 의혹에 대해 “윤석열 (국정원 댓글수사) 팀장이 공소장 변경하는 데 제시한 트위터 댓글이 5만 5689건이라는데 국정원 직원 4명 체포영장 발부에 2233건만 직접 증거로 제시했고, 나머지 트위터 건에 대해선 추정”이라는 검찰 내부 문서 내용을 공개한 것도 윤 의원이다.
‘청와대 의중’을 엿보려면 윤 의원과 이야기하라는 말이 있다. “청와대에 쓴소리를 할 수 있는 사람”임을 내세우며 원내대표가 된 최경환 의원이 실제론 청와대에 직언을 한 번도 하지 못하면서 존재감을 잃어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더욱 윤 의원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최 원내대표가 ‘특임장관 부활’을 이야기하자마자 청와대에서 ‘무슨 소리?’라고 응답한 것은 큰 촌극이었다. 윤 의원이 한 인터뷰에서 국정원 개혁 방안을 설명했을 때 한 여권 인사는 이렇게 말했다.
“국회 정보위에도 알려지지 않았고 당 지도부도 잘 알지 못하는 개혁 방안을 저렇게 상세히 설명한다는 것은 그만큼 정보수집력이 크다는 것 아니겠나. ‘새누리당은 윤상현당’이라는 신문 헤드라인이 있었는데 정말 말 그대로다.”
선우완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