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뉴욕의 택시운전기사인 조셉 잔(52)의 택시를 탄 승객들은 누구나 조금은 이상한 기분이 들곤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 죄다 힙합풍의 흥겨운 찬송가 일색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잔이 자신을 ‘목사’라고 소개하면 대부분의 승객들은 믿지 못하겠다는 듯 어안이 벙벙해지곤 한다.
자신의 택시를 가리켜 ‘이동식 교회’라고 부르는 잔은 실제 목사를 겸업하고 있는 이른바 ‘택시 운전수 목사’다. 잔은 “택시를 몰면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고, 때로는 그들과 소통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목사로서의 소임을 다하게 되기도 한다”면서 “자신을 통해 사람들이 용기를 얻고 마음을 열게 될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아닌 게 아니라 잔이 목사라는 사실을 알게 된 승객들은 대부분 고해성사를 하는 식으로 택시 안에서 고민을 털어놓곤 한다. 한번은 커밍아웃을 두려워하고 있던 한 동성애자 승객이 잔이 목사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 그동안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비밀을 털어놓기도 했었다.
당시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던 그 승객은 잔의 용기와 격려로 택시에서 내린 후 곧바로 커밍아웃을 하고 당당하게 동성애자로 살기 시작했다.
잔은 “물론 일요일에 교회에 나가 예배를 드린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하지만 바로 여기에도 교회는 있다”며 자랑스럽게 말했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