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소재의 소도시에서 영화 촬영이 진행됐다. 정말 규모가 작은 도시로 숙소로 사용할 만한 깨끗한 모텔도 없어 배우들이 인근 도시의 모텔에 투숙해야 했다. 당연히 그곳의 유흥·윤락 산업 규모도 매우 작았다. 노래주점이 몇 개 있고 방석집이 몇 개 있는 정도였으며 접대여성이나 윤락여성들 수도 매우 제한적이고 연령층도 놓았다. 그곳에서 영화를 찍던 배우 A가 처음 유흥업소에 드나든 것은 가깝게 지내는 남성 스태프들을 격려하기 위해서였다. 촬영이 없는 날 밤에 배우들이나 스태프들이나 무료한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처음 노래주점을 찾은 스태프들은 A의 배려에 감동했지만 그의 속내는 다른 곳에 있었다.
한참 뜨겁게 놀고 자리가 파할 무렵 A는 보이지 않았다. 먼저 계산을 하고 조용히 업소를 빠져나간 것이었다. 그때만 해도 스태프들은 이런 A의 행동 역시 배려로 생각했다. 그런 일이 몇 차례 반복됐다. 그런데 스태프 가운데 고참급인 한 명이 술자리에서 배우 A의 파트너였던 여성에게 마음이 있어 업소 측에 2차가 되는지를 물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이미 그 파트너는 업소에 없었다. A와 함께 2차를 나간 것이었다.
처음 올 때부터 매번 그랬다는 업소 주인의 얘기에 스태프들은 경악했다. 게다가 배우 A가 2차를 즐긴 장소는 스태프들의 숙소인 노래주점 인근의 여인숙이었다. 먼저 빠져나가 여인숙에서 밤일을 즐긴 뒤 스태프들이 다 여인숙에 들어간 뒤 조용히 빠져나가는 방식으로 외로움을 달랬던 것이다.
A와 가깝게 지내던 스태프 몇몇이 며칠 뒤 농담 삼아 그 얘기를 건네자 A는 버럭 화를 내며 “그런 일 없다”고 얘기했다는데 그 일 이후 A는 다시는 스태프들과 함께 그 노래주점을 찾지 않았다고 한다.
경상도 소재의 한 도시에서 진행된 드라마 촬영. 이 도시 역시 소규모 도시로 그나마 깔끔한 모텔이 하나 있어 그 곳이 배우들의 숙소로 활용됐다. 지방 소도시에서 드라마나 영화 촬영이 있는 경우 제작진은 그나마 깨끗하고 좋은 모텔(물론 대부분 간판은 러브호텔이다)을 배우들에게 제공한다. 그 도시의 대표적인 윤락산업은 ‘티켓다방’이었다. 게다가 그 도시 티켓다방에는 나름 출중한 외모를 자랑하는 여성 종업원이 한 명 있었다. 당시 드라마 촬영에 동참했던 한 스태프는 “우리 드라마에 나름 글래머 배우가 한 명 나왔는데 스태프들 사이에선 그 여배우보다 더 빼어난 몸매의 소유자라는 평을 받았을 정도”라고 얘기한다.
문제는 언젠가부터 배우들의 숙소인 모텔에 그 티켓다방 여종업원이 드나들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금방 스태프들 사이에서도 그 소문이 퍼졌으며 여종업원을 부른 배우가 중견 탤런트 B라고 알려졌다. 뒤늦게 알려진 부분이 더욱 충격적이었다. 티켓을 끊어 모텔방으로 부른 배우가 B 한 명이 아니었다는 것. 당시 일한 스태프의 말이다.
“처음엔 중견 탤런트 B가 매일 다방 여종업원을 방으로 부르는 줄 알았어요. 그분이 방에서 나오는 모습을 목격했다는 스태프도 있었거든요. 그런데 드라마 촬영 끝나고 마무리할 일이 있어서 다시 거기에 갔다가 다방에 들러 차를 마시는데 실제로 당시 가장 많이 자신을 부른 이는 조연급 배우 C였다는 거예요. 배우 C가 처음 티켓을 끊기 시작했고 선배 B에게 추천했는데 B의 방에 간 건 두 번이 전부고 거의 매일 간 곳은 C의 방이었다네요. 하필 그 모습이 스태프의 눈에 띈 것이고요. 배우 B와 C가 가깝게 지내는 선후배 관계였는데 그 드라마 촬영으로 이제 더 가까운 사이가 된 거네요.”
연예인의 지방 윤락업소 출입 관련 일화 가운데 가장 충격적인 이야기를 한 전직 매니저가 들려줬다. 로드 매니저로 수년 동안 일하다 지금은 유흥업계에서 종사하는 이 남성이 마지막으로 함께 일한 연예인은 한 여배우였다. 매니저 업계를 떠난 이유는 밤마다 자괴감을 겪어야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 여배우는 좋은 분이었어요. 나한테도 잘해줬고. 어려서부터 이쪽 일을 해서 사실상 소녀가장이었죠. 문제는 여배우의 백수 아버지에게 있었어요. 당시 그 여배우가 지방에서 드라마를 촬영해 일주일에 2~3일은 내려가서 지냈는데 그때마다 여배우 아버지가 함께 갔어요. 제작진이 배우와 매니저 숙소를 따로 잡아줘 제 숙소를 그 여배우 아버지랑 같이 썼죠. 그런데 밤마다 룸살롱에 가서 돈을 펑펑 쓰고 2차까지 가는데 꼭 아가씨를 데리고 우리 방으로 오는 거예요. 그래서 밤마다 한두 시간씩 방에서 쫓겨나 거리를 헤매야 했죠. 몸은 피곤한데 갈 데는 없고, 겨우 시간이 돼 방에 들어오면 남녀가 뒹군 흔적과 냄새가 가득하고 기분이 참 그랬어요. 그러다 결국 그 바닥을 떠나게 된 거죠.”
조재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