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손수조 전 미세위장(위 사진)과 이준석 전 비상대책위원이 당에 쓴소리를 쏟아내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손 전 위원장은 “윗선이 바뀌면 모든 구성원들의 판을 갈아버리는 현재 시스템으로 새누리당에 남아 있을 올바른 청년은 없다. 청년은 당 안에서 교육받고 길러져야 한다. 쓰고 버려지면 안 된다”며 “새누리당은 이러한 청년의 열정을 결국 허망함으로 돌려주고야 말았다. (당이) 기존 위원들의 의견을 무시한 낙하산 인사를 강행하고 일부 지역에서는 미세위를 해체시켰다”고 밝혔다.
이전까지 자신의 SNS 등에 당에 대한 게시물을 열성적으로 게재했던 손 전 위원장의 갑작스러운 발언에 일각에서는 그가 당에서 토사구팽 당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있다. 특히 그의 발언 속에는 ‘낙하산 인사’ 등 당내 인재 등용 시스템에 대한 지적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일부 중앙청년위원회 인사와 손 전 위원장 중심의 미세위 간 갈등에서 손 전 위원장이 밀려났기 때문이 아니냐는 분석도 힘을 받는다.
이에 새누리당 내 청년팀 사정을 잘 알고 있는 한 당직자는 “SNS 하나로 돌발 발언을 한 것은 정말 유감”이라며 “손 전 위원장은 대중에게 영향력이 있는 사람인데 새누리당의 청년 시스템 등을 공론화 해 지금까지 당에서 진행해왔던 청년팀의 노력을 무산시킨 것 같아 안타깝다”고 털어놨다.
이 당직자에 따르면 미세위 인사에 손 전 위원장의 의견이 반영되지 못했다고 한다. 손 전 위원장이 미세위 위원으로 9명을 추천했는데 이들이 활동할 의사가 없다고 해 결국 다른 인물들이 맡게 됐다는 것이다.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손 전 위원장은 당내 불화 문제가 제기되는 것에 대해 자신의 트위터에 “저는 1년간 미세위 활동을 무사히 마치고 이제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 활동과 사상구 당협위원장 역할에 충실히 할 것이다. 마치는 입장이지만 제가 겪은 당의 문제를 제기한 것이고 이재영 의원(청년위원장)과 저의 개인적인 문제로 보는 것은 본질을 흐리는 것”이라며 사적인 문제들에 대해 선을 그었다.
같은 시기에 이준석 전 비대위원의 발언도 눈길을 끌었다. 그는 지난 12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새누리당이 최근 민주당 양승조 최고위원과 장하나 의원에 대해 새누리당이 신속한 대응을 한 것에 대해 “새누리당이 청와대를 보호하는데 앞장서는 것은 과거의 구태를 답습하는 것”이라며 새누리당에 다양성이 없음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홍지만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일요신문>과의 통화에서 “청년정치인들의 다양한 목소리는 좋다고 본다”면서도 “이준석 전 비대위원의 발언은 국가·정치적 구조를 이해하지 못한 것 같다”고 답했다. 손수조 전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선 “그 부분은 자신이 보는 시각일 뿐이다. 한 부분을 보고 비판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한편 청년 비례대표인 장하나 민주당 의원의 대선불복 발언에 대해 민주당 내에서 서로 상반된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동안 온건적 성향의 지도부에 불만을 갖고 있던 민주당 내에서는 그가 “할 말을 했다”고 보는 시선이 있지만 가뜩이나 단합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민주당의 ‘리더십’ 문제가 부각되는 우려를 낳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8일 장 의원은 자신의 SNS에 사진을 게재하며 “장하나는 ‘부정선거 대선 결과 불복’을 선언한다”며 박 대통령의 사퇴와 함께 6·4 지방선거와 같이 대통령 보궐선거를 실시하자고 주장했다. 이에 민주당 지도부는 당혹스러운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박용진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장 의원의 개인 생각일 뿐이며 당의 입장과 다른 개인적 입장을 공개 표명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이 같은 유감 표명에도 지난 9일 새누리당이 장 의원과 박 대통령에 대해 “선친 답습” 발언을 한 양승조 최고위원에 대한 제명안을 제출하는 등 여야 갈등이 깊어졌다.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당 지도부의 방침에 대해 한 최고위원은 “장 의원이 잘못했다는 것은 아니지만 당 지도부 입장에서는 새누리당과 특위·특검 문제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곤혹스러운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장 의원의 개인행동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조경태 의원은 최고위원 회의에서 “더는 김한길 리더십을 흔들지 말아야 한다”고 발언했다.
당 지도부는 선을 긋고 있지만 장 의원과 양 최고위원을 공식적으로 지지하는 목소리가 연이어 나오고 있다. 정청래 이석현 민주당 의원은 각각 자신의 SNS를 통해 장 의원의 행동을 지지했다.
당내 분위기는 장 의원의 행동에 대해 “할 말 했다”고 지지하는 목소리와 당내 분열을 가중시킨다는 목소리가 나뉘고 있다. 한 민주당 당직자는 “의견이 반반으로 나뉘는 것 같다”며 “그래도 잘했다는 목소리가 꽤 많다. 예산안 등의 문제로 대선 불복 주장이 존재감을 잃어가고 있었는데 속 시원히 말해준 것 같다. 솔직히 민주당 분열 문제는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지 않나”라고 말했다.
김다영 기자 lata133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