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청소년을 중심으로 일명 ‘풋잡’이라고 불리는 ‘발 알바’가 성행하고 있다. 사진은 발 알바 카페에 올라온 게시글과 인증샷.
10대 청소년이 자주 오가는 인터넷 아르바이트 카페에는 ‘발 알바’를 모집한다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발 알바란 여성의 발로 남성에게 유사성행위를 도와준다는 뜻으로 흔히 ‘풋잡’으로 불리기도 한다. 아르바이트 공지 글에 따르면 “신체 다른 부위는 일절 터치가 금지된다”며 “성매매가 아니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라며 안내를 하고 있다.
아르바이트를 모집하는 업주에게 직접 접촉을 시도해봤다. 업주에게 “아르바이트를 원한다”며 인터넷 카페 상에서 쪽지를 남기면 이후 SNS 아이디를 교환해 연락을 이어가는 식이다. 한 업주는 인터넷 카페 쪽지를 통해 “나이와 사는 곳을 우선 알려 달라. 다리와 발을 찍은 사진도 필요하다. 이왕이면 얼굴 사진까지 함께 보내줬으면 좋겠다”라고 조건을 제시했다.
업주에 따르면 발 알바는 특별한 업소가 있는 것이 아니라 모텔을 잡아서 아르바이트생을 투입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고 한다. 업소를 차려서 직접 10대들을 고용할 경우 단속의 위험이 따를 수 있다는 것. 시급은 보통 7만~8만 원으로 높은 시급을 보장하기에 유흥비나 용돈을 마련하려는 청소년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고 한다. 업주는 “나이는 되도록 어릴수록 좋다. 다리가 얇고 피부가 하얀 게 유리하다. 별로 어려운 일도 아니고 돈 버는 건 장담할 수 있다”라고 귀띔했다.
아르바이트로 고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직거래’ 방식도 청소년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풋잡 마니아층이 모이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풋잡 해드려요”라며 광고 글을 올려 직접 거래를 유도하는 것이다. 실제로 인터넷 상에는 풋잡과 관련한 여러 인터넷 커뮤니티나 카페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자신을 19세라고 밝힌 한 여학생은 “서울 지역에서 풋잡 가능합니다. 가격 제시해주세요”라고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해당 글에는 “1시간에 9만 원 제시합니다” 등 남성들의 댓글이 수두룩하게 달렸다. 몇몇 여학생들은 직접 자신의 발이나 다리 사진을 찍어 ‘인증샷’이라는 명목으로 커뮤니티에 올리며 자신을 어필하기도 했다.
광고 글을 올린 한 여학생에게 직접 접촉을 시도해봤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40분에 10만 원 제시한다. 답장 바란다”며 쪽지를 남기니 다음 날 답장이 돌아왔다. 여학생은 “신청자가 너무 많아 스케줄을 조정해봐야 한다”며 “복장은 몇 개 준비된 것이 있다. 특별히 원하는 게 있으면 준비해가겠다”라고 전했다. 올해 수능시험을 봤다는 이 여학생은 코스프레(만화나 게임의 주인공을 모방해 복장을 입는 놀이)에 관심이 많아 여러 관련 카페 활동도 병행했다고 한다. 여학생은 “코스프레를 하다보면 다양한 종류의 스타킹을 여럿 구매하게 된다. 그러다가 풋잡 카페를 알게 됐다. 여기 이용자들 대부분이 ‘스타킹 마니아’인 것 같다”라고 전했다. 페티시 등 특정 성적 취향을 갖고 있는 남성들과 용돈이 필요한 여학생들의 조건이 맞아 떨어지는 게 풋잡 아르바이트가 성행하는 원동력인 셈이다.
충격적인 것은 풋잡 서비스뿐만 아니라 ‘발’과 관련한 여러 다른 서비스들도 가능하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것은 ‘풋워십’이다. 풋워십은 여성의 발을 남성이 만지며 성적 쾌감을 얻는 행위로 일부 마니아층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이밖에 스멜(여성의 발 냄새를 맡는 행위), 뷰(여성의 다리나 발, 포즈를 쳐다보기) 등도 여러 유사성행위 서비스 중에 하나다.
최근에는 이러한 서비스를 전문적으로 하는 업소도 은밀하게 생겨나고 있다. 강남에 위치한 A 업소는 ‘고품격 페티시 클럽’을 표방하며 남성들을 유혹하고 있다. A 업소 관계자는 “이용을 하려면 미리 하루 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 원하는 매니저(서비스를 해줄 여성)를 고르면 준비시켜 놓는다”라고 전했다. 안내해 준 업소 사이트로 접속하니 매니저들의 전신사진과 다리 사진, 간단한 프로필, 이용 가능한 요일과 시간 등이 적혀 있었다.
이용가격은 1시간에 7만 원에서 13만 원선. 풋잡, 풋워십뿐만 아니라 트램플(여성의 발로 남성의 몸 등을 비벼주고 밟아주는 행위), 페이스시팅(남성의 얼굴 위에 앉는 행위) 등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하며 매니저들의 복장이나 스타킹 종류들은 직접 고를 수 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스타킹 탈의, 치마 올리기 등 다양한 자세를 요구할 수 있지만 속옷 안으로 손이 들어가거나 성행위를 요구하는 것은 절대 금지되어 있다고 한다.
매니저들의 연령대는 20대 초반부터 중후반까지 다양했다. 기자가 “10대 여성은 없느냐”고 은근슬쩍 묻자 업소 관계자는 “단속 위험 때문에 10대는 쓰지 않는다”며 “간혹 10대를 찾는 손님이 있는데 그러면 최대한 몸매가 아담하고 동안인 매니저를 들여보낸다”라고 귀띔했다.
이렇듯 풋잡 아르바이트와 업소는 마니아층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은밀하게 늘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발 알바’가 키알(키스 알바의 줄임말), 섹알(섹스 알바의 줄임말)과 더불어 ‘3대 대박 아르바이트’라는 우스갯소리도 돌고 있다. 그만큼 한 순간만 참으면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그릇된 인식이 청소년들 사이에서 팽배한 셈이다. 특히 이러한 아르바이트 모집 글은 업주들이 인터넷 주소(IP) 추적이 불가능한 스마트폰을 통해 올리기에 단속에도 애를 먹고 있는 실정이다. 경찰청 사이버수사대 관계자는 “아르바이트 모집 글만 봐서는 이것이 직접적인 성매매를 유도하는 것인지 판단하기 어렵고 개인과의 거래일 경우 추적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이 같은 경우 얼마든지 청소년들이 성매매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에서 포털사이트에 필터링 강화 같은 조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정환 기자 kulkin85@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