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재학생 커뮤니티 ‘고파스’에 올라온 일베 회원의 사과문.
앞서 지난 14일 한 일베 회원은 일베 게시판에 '고려대 철도파업 대자보 찢어버렸다'는 제목으로 두 장의 인증샷과 함께 성희롱·욕설이 섞인 댓글을 달았다. 그는 파문이 커지자 지난 15일 고려대학교 재학생 커뮤니티 고파스에 “표현방식이 폭력적이고 경솔했던 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라고 사과문을 올렸다.
이 외에도 일베 회원들은 야간에 고려대 서강대 등에 붙여진 대자보를 찢거나 불태운 뒤 일베 게시판에 인증샷을 올리는 등 일련의 일들을 벌였다.
이 같은 사태에 진중권 동양대학교 교수는 지난 15일 자신의 트위터에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 찢은 일베 회원 사과문? 실명 없는 사과는 사과가 아니죠. 우리 베충이 자신이 한 장한 '애국'질에 대해 자부심을 갖기를”이라며 익명의 일베 회원을 꾸짖었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16일 SBS 라디오에 출연해 일베 회원들이 대자보를 찢은 행동에 대해 “그건 찌질이”라며 “그건 싸움을 해보기도 전에 싸움할 자격을 잃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행동에 대해서 요즘 인정을 하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하 의원은 대학생들이 대자보를 붙인 것 자체에 대해선 긍정적 평가를 내렸지만 “진리탐구의 전제는 팩트를 제대로 확인하는 것”이라며 고려대 대자보의 첫 문장을 지적하며 '철도 노동자들은 해고된 것이 아니라 직위해제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사태를 접한 네티즌들은 일베의 행동에 대해 “대자보가 맘에 안 들면 찢을 것이 아니라 그 옆에 반박문을 붙여라” “실명으로 글 쓰는 일베는 없나?” “논리적으로 반박할 능력이 없으니 어린애 같은 행동을 한다” 등 비난을 쏟아냈다.
김수현 기자 penpop@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