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시에 들어서면 좌·우로 도봉산과 수락산이 눈에 들어오고 북동쪽에는 조선 14대 선조의 후궁인 정빈 민씨를 비롯, 제7자 인성군, 손자 해원군 등 왕손의 묘가 곳곳에 자리한 천보산이 병풍처럼 드리워져 있다.
그러나 이곳 산자락에 50여년 동안 미군부대가 주둔하면서 경관을 훼손, 지역주민과 이곳을 찾는 외지인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의정부시 송산동 천보산 입구를 1백여m 지났을 무렵 산자락을 빙 둘러친 미군부대 철책이 눈에 띈다.
산 중턱에 다다르면 군데군데 자리한 바위에 페인트를 분사해 그려 놓은 낙서자국이 뚜렷하다. 낙서는 영문으로 자신의 이름이나 욕설을 새겨 넣거나 페인트로 알 수 없는 그림을 그려 어지럽다.
특히 천보산 중턱 큰 바위에 그려진 인근 미군부대 마크는 수km 떨어진 곳에서도 선명하게 보일 정도다.
수락산·도봉산도 이곳 미군들에 의해 훼손되고 있다. 주민들은 미군에 의한 자연훼손은 산 전체를 망라하고 있다고 전한다. 일반인의 접근이 제한된 산 정상 부근도 상당부분 훼손됐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주민들은 또 “피해가 더 커지기 전에 훼손된 부분은 원상복구조치를 촉구하는 등 강력한 행정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인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