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내정자는 지난해 11월 15일 정준양 회장이 사의를 표명한 후 유력한 차기 회장 후보군에 들지 못했다. 1998년 유상부 전 회장 취임 이래 포스코 내부 출신들이 회장 자리에 올랐다는 ‘전통’을 감안하더라도 권 내정자는 기술연구에 치중해온 엔지니어 출신이라는 이유에서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오히려 정동화 포스코건설 부회장과 이동희 대우인터내셔널 부회장이 유력 후보로 분류됐다.
포스코 이사회는 막판까지 권오준 내정자와 정동화 부회장을 놓고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회장의 경우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고교(경남고) 후배라는 점이 이사회에 부담을 줬을 것으로 보는 사람이 적지 않다.
권오준 포스코 차기 회장 내정자
권 내정자가 부각된 이유는 또 있다. 포스코의 시선이 한때 외부로 향하기도 했으나 외부 인물들이 대부분 고령에다 정치적 관계가 만만치 않아 시선을 다시 내부로 옮기는 과정에서 권 내정자가 눈에 띄었다는 것.
재계 관계자는 “권 내정자도 초기에 차기 회장 후보군에 잠깐 이름을 올렸으나 외부 인물들이 부각되면서 사라졌다”며 “외부 인물 중 적합한 인물이 없어 시선을 다시 내부로 돌리면서 권 내정자가 급부상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임형도 기자 hdli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