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회장이 지난 14일 서초동 중앙지법 결심 공판 법정으로 걸어가고 있다.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이 회장과 함께 기소된 전직 CJ 재무팀장 성 아무개 부사장은 “이재현 회장의 부친인 이맹희 전 회장과 상속소송을 벌이는 삼성 측이 이재현 회장의 개인 재산을 관리했던 이 아무개 전 CJ 재무2팀장에게 접근해 80억 원을 줄 테니 CJ를 협박할 수 있는 내용을 달라고 제안해왔다”면서 “삼성이 우리를 겁줘 상속소송을 중단하려 한 것”이라고 폭로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삼성그룹 측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80억 원 회유설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것.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재현 회장의 소송과 삼성가 상속소송은 전혀 관련이 없는 별개다. 그런데 성 부사장은 소송의 본질과 전혀 상관없는 내용을 이 회장 소송 법정에서 언급했다”고 반발했다.
당시 재판부에서도 “80억 원 회유설 내용이 이재현 회장의 배임, 탈세 소송과는 관련 없는 내용이니 답변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음에도 성 부사장이 증언을 이어나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근거가 없는 허위사실을 발언한 성 부사장에 대해서는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기 위해 법리검토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CJ그룹에서는 이번 성 부사장의 발언에 대해 “의도되거나 기획된 것이 전혀 아니다”고 해명했다. 변호인도 아닌 검찰 신문에서 성 부사장이 이 전 재무2팀장을 매수하려고 했느냐는 질문에 해명하려던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라는 것이다. 한편 이날 공판에서 검찰은 이재현 회장에게 2000억 원대 배임·횡령 및 조세포탈 혐의로 징역 6년에 벌금 1100억 원을 구형했다. 1심 선고는 오는 2월 14일 이뤄진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