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도 그런 곳(백인 여성이 있는 윤락업소)이 있다는 얘길 들은 배우 A가 가보고 싶다고 보채서 어렵게 수소문해서 몇 번 갔었다. 송파구 외곽에 있는 한 병원 인근이었는데 처음에는 그 바로 앞까지 가서도 찾지 못해 한참 헤맸다. 나중에 보니 아파트 상가에 있더라. 아무렴 이런 상가 건물에 그런 데가 있을까 싶었는데 겉에서는 알아보기 힘들 만큼 은밀히 영업을 하고 있었다. A가 유명 연예인이라 업소 측에서 배려해줘 백마를 만날 수 있었다.”
이 연예관계자가 말한 불법 안마시술소는 상당히 알려진 곳이었다. 물론 ‘백마’로 인해 유명해졌다. 윤락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애초 백인 여성 성매매가 시작된 것은 부산 등 지방 도시들이었으며 몇몇 유명 나이트클럽이 그 중심이었다고 한다. 윤락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서울 윤락업계에 백마 열풍이 분 것은 2000년대 중반이었지만 부산 등 지방 도시에선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백인 여성들이 윤락업소에서 일했다. 그것도 대부분 외국 연예인들이었다. ‘관광업소 공연 추천을 받아 발급받는 E6비자(예술흥행비자)’로 입국한 외국 연예인들로 관광호텔, 나이트클럽 등에서 무희로 일하면서 강압에 의하거나 자의로 윤락업에 나선 이들이 꽤 있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이런 외국인 여성들과의 윤락에 맛을 들인 연예인들도 여럿 있었다고 한다. 바로 지방 도시 밤무대에 자주 서던 연예인들이 그 장본인들이다. 그곳 관계자들과 친분을 쌓으면서 자연스럽게 외국인 여성과의 윤락에 빠져들었는데 특히 개그맨들이 많았다고 한다. 전직 나이트클럽 웨이터의 설명이다.
“개그맨들은 업소 측과 격의 없이 지내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친해지면 업소 측에서 선물 삼아 외국인 여성과의 하룻밤을 선물해 주기도 하고 개그맨 측에서 먼저 부탁해오면 저렴한 비용으로 자리를 만들어 주는 일이 종종 있었다. 대부분 밤무대 무희들인 외국 여성들 중엔 정말 화끈한 애들이 많았다. 다음 날 만났을 때 밤에 죽을 뻔했다며 손사래를 치는 개그맨도 있었다.”
예술흥행비자로 국내에 들어온 외국 여성은 연예인이라기보다는 노동자에 가까웠다. 돈을 벌기 위해 한국을 찾은 것이며 불법체류자 신분이 된 뒤에는 강제 추방을 피하기 위해 안간힘을 쓸 수밖에 없었다. 윤락업소에서 이런 약점을 악용해 매춘을 강요하는 사례도 많았다. 경찰의 대대적인 단속이 이뤄지기도 했다.
윤락업계 관계자들은 2000년대 중반 서울을 중심으로 윤락업계에 백마 열풍이 분 것은 한국에서 활동하기 위해 입국한 모델들이 그 중심이었다고 말한다. 역시 돈을 벌기 위해 입국한 이들로 낮에는 모델로 활동하고 밤에는 윤락업소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불법 체류자가 된 뒤에는 아예 윤락업소에서만 일하는 이들도 많았다고 한다. 러시아를 비롯해 우즈베키스탄 등 동구권 백인 여성들이 대부분이었다. 삼성동에서 안마시술소를 운영하고 있는 업소 사장은 당시를 기억하고 있었다.
“몇몇 업소를 중심으로 극비리에 영업을 했었어요. 다들 소개를 받고 오는 손님들로 밖에선 뭐하는 곳인지 잘 알 수가 없어 일반 워킹손님은 거의 없는 곳이었죠. 그것도 믿을 만한 손님이 추천해서 예약하지 않으면 백인 여성과의 윤락은 불가능했어요. 당시 워낙 단속이 심하고 백인 여성을 고용하는 것도 쉽지 않았거든요.”
당연히 주된 고객층 가운데 하나가 연예인이었다고 한다. 몇몇 연예인들은 아예 서너 명씩 떼를 지어서 불법 안마시술소를 은밀히 드나들었다고 한다. 업소 사장의 이어지는 설명이다.
“우스갯소리로 ‘백마 탄 왕자님’이라 불리는 연예인들이 꽤 있었죠. 그들 입장에선 워낙 비밀리에 운영되는 터라 남의 눈 피하기도 좋고 외국 여성들이라 뒷소문 날 일도 없으니 좋았겠죠. 게다가 쉽게 접할 수 없는 백인 여성들이잖아요. 그때 친해진 남자 배우 B는 ‘다른 거 다 떠나서 말이 안 통하는 게 제일 좋다’고 하더군요.”
그만큼 ‘백마 탄 왕자’에 얽힌 뒷얘기도 많다. 또 최근까지 백인 여성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남자 연예인들도 있다고 한다. 본격적인 뒷얘기들은 다음 호에 계속 이어진다.
조재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