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대회의실에서 열린 ‘중증장애인 보호와 옹호 시스템 방안 연구’ 토론회
[일요신문]
“남경필 의원이 아직 오지 않았다. 몇몇 의원들이 더 오시기로 했는데 본회의 관계로 못 오시고 축하말씀 전해드리라 했다.”
지난 4일 오후 2시. 안철수 의원이 주최한 ‘중증장애인 보호와 옹호(P&A) 시스템 방안 연구’ 토론회 시작에 앞서 안철수 의원실 관계자가 마이크를 잡았다. 이날 안 의원의 토론회를 찾은 이들은 오제세 국회 보건복지위위원장, 최동익 조경태 민주당 의원, 이만우 새누리당 의원, 이렇게 4명뿐이었다. 432석을 수용할 수 있는 대회의실에서 진행됐지만 청중이 절반도 차지 않았다.
안 의원 의정활동의 일부인 토론회가 주목받는 이유는 주로 의원들의 세미나나 출판기념회 등 각종 행사들이 청중과 참여 의원들의 수에 따라 해당 의원의 세를 가늠하는 하나의 척도로 작용해 왔기 때문이다. 그만큼 의원들도 자신들이 진행하는 세미나에 청중과 의원 초대에 공을 들인다. 참석하는 의원들도 주최 의원과 친분 때문인 경우가 많아 주최 의원이 먼저 자리를 뜰 경우 우르르 세미나실을 빠져나가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한다.
한 정치 관계자는 “사실 세미나나 토론회 내용에 관계없이 의원들은 친분과 명분 등으로 그곳에 참석하는 경우가 많다. 안 의원이 주최한 행사에 네 명만 간 것은 의원들 사이에서 친분관계를 드러내기 애매한 안 의원의 입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남경필 의원도 원내대표 출마 준비 등으로 자기 일이 바쁜데 굳이 (새누리당과 불편한) 안 의원의 토론회에 가겠나. 의원들은 당내 입지도 고려해야 한다”고 귀띔했다.
정당 활동에 힘을 실어줄 금배지가 부족한 것도 안철수의 옆자리가 허전해진 이유라는 분석이 나왔다. 신당 창당을 앞둔 안 의원과 함께 활동하고 있는 현역은 송호창 의원뿐이다. 최근 무소속 의원들의 안철수 신당행 가능성에 대해 점쳐지지만 아직까지 공개적인 움직임은 없는 상태다.
이와 함께 의원들의 세미나나 출판기념회가 열리는 행사에서 중요한 것은 청중 참여율이다. 안 의원의 토론회와 같은 시간에 대회의실 앞에 위치한 소회의실에서는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의 ‘섬유패션산업 외국인 근로자 확대 전략 포럼’이 열렸다. 청중들이 수용 인원 112석을 넘어 선 채로 포럼을 참관하는 등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에 비해 안 의원의 토론회에 빈자리가 많았던 것은 실무자들의 경험 부족 때문이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의원실 관계자는 “보통 의원이 세미나를 하면 실무자들은 장소의 크기부터 시작해 어떤 사람들을 초대할지 등을 고민한다. 내용도 중요하지만 어느 정도 참석자들이 자리를 메울 수 있도록 참석자 초대나 세미나실 선택 등에 특별히 신경 쓴다”며 “안철수 의원실 실무자들은 아무래도 경험이 부족해 이 부분보다 안 의원의 높은 인기에만 기대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토론회 참석률에 대해 안철수 의원실 측은 “청중은 이날 200명 정도 왔다. 중간에 가신 분이 있어 토론회가 끝날 무렵에는 빈자리가 많은 것처럼 보인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김다영 기자 lata133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