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형사4부(문용선 부장판사)는 21일 수천억 원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로 기소된 권혁 시도그룹 회장에게 징역 4년과 벌금 2340억 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으로 감형했다.
권 회장은 국내에 근거지를 두고 있으면서 탈세 목적으로 조세회피처에 거주하는 것처럼 위장해 세금 2200여 억원을 포탈한 혐의 등으로 지난 2011년 10월 불구속 기소됐다.
1심은 권 회장이 종합소득세 1672억 원, 법인세 582억 원을 각각 포탈한 것으로 보고 실형을 선고해 법정 구속했다. 하지만 항소심은 이 중 소득세 2억 4000여만 원 포탈 혐의만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국내 거주자에 해당하고 시도상선의 홍콩법인인 시도카캐리어서비스(CCCS)도 실질적 관리 장소를 국내에 둔 내국 법인에 해당해 납세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조세포탈 혐의로 형사처벌하려면 조세회피를 넘어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를 감행해야 한다”며 “대부분 혐의와 관련해 피고인이 부정행위를 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재판부는 “피고인이 현재 행정소송을 통해 납세 의무가 있는지를 다투고 있다”며 “피고인의 패소가 확정된 부분에 대해 향후 과세 당국이 징수 처분을 하는 것은 별개의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판부는 “피고인이 미화 2000만 달러를 과세 당국에 납부했고 나머지 세금도 판결 확정시 납부하겠다고 한 점, 8개월간 수감된 점 등을 함께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재판부는 권 회장이 최장 구속기간 8개월을 모두 채운 뒤 그를 보석으로 석방했다. 이후 관련 행정소송의 1심 결과를 지켜보기 위해 결심공판 후 선고기일을 지정하지 않았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해 8월 14일과 지난 7일 소득세·법인세 취소소송에서 권 회장에게 사실상 패소 판결한 바 있다.
이연호 기자 dew9012@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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