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안팎에서는 이번 경 부회장 사퇴를 오너인 정지선 회장의 친정체제 확립으로 연결하려는 기류도 감지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7일 열린 정기 이사회에서 경 부회장이 대표이사직을 그만두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 부회장은 그동안 정지선 회장을 보좌해 그룹 총괄 부회장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해 왔다. 경 부회장의 대표이사 퇴진은 다음달 21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경 부회장은 대표이사 퇴진 후 현대백화점그룹 상근고문역을 맡아 그룹 조언자로서의 역할을 맡게 된다.
경 부회장은 지난 1975년 현대그룹으로 입사해 1978년부터 현대백화점에서 근무해 왔으며 2002년 그룹 기획조정본부장, 2005년 그룹 기획조정본부 사장을 거쳐 2008년부터는 그룹 부회장직을 맡아 왔다.
특히 경 부회장은 2002년 그룹 기획조정본부장을 맡으면서 내실과 성장이란 투트랙 전략을 통해 현대백화점그룹의 외형 성장은 물론 획기적인 수익증대를 이뤄 현대백화점그룹을 국내 대표적인 유통전문기업으로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런 이유로 회사 임직원들 사이에서도 신임이 두터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경 부회장 퇴진은 사실상 본격적인 정지선 회장 친정 체제 확립이라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경 부회장이 정몽근 명예회장 시절부터 현대백화점의 살림을 도맡아 했을 뿐 아니라, 정지선 회장이 총괄회장으로 취임한 후에도 실질적인 경영을 맡아 보좌해 왔기 때문이다.
이연호 기자 dew901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