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컵스의 마이너리그 투수 이대은(왼쪽)과 중견수 하재훈. 홍순국 사진전문기자
추신수가 마련한 이 자리에는 류현진과 시애틀 매리너스 소속으로 메이저리그 캠프에 초청된 최지만, 시카고 컵스의 마이너리거들인 투수 이대은과 중견수 하재훈 등이 참석했다. 시카고 컵스의 임창용은 클리블랜드 전 첫 선발 등판으로 인해 모임에 참석하지 못했다.
애리조나 캠프에서 뛰고 있는 한국 선수들이 한 자리에 모인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추신수는 이번 모임을 준비하면서 단순히 식사 한 번 하고 끝나는 걸로 생각하지 않았다. 마이너리그에서 고생하는 후배들에게 메이저리그 선배들이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기를 바랐다. 물질적, 정신적인 뒷바라지를 해주고 싶었던 것이다.
추신수는 사석에서 다음과 같은 얘기를 털어 놓은 적이 있었다.
“후배들이 비시즌 동안 추운 겨울인 한국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더라. 그래서 왜 일찍 미국으로 와서 몸을 만들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캠프가 시작되기 전에 미국에 가면 숙소와 훈련장 등이 마땅치 않고, 모든 걸 개인 경비를 들여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다고 했다. 그래서 나나 또는 현진이, 임창용 선배님이 조금씩 마음을 모아 후배들을 돕는 게 어떨까 싶었다. 물론 이건 아직 나 혼자만의 생각이다. 후배들을 만나서 그들이 진짜 필요로 하는 게 무엇인지를 물어볼 계획이다.”
그 모임에 참석했던 한 마이너리그 선수에 의하면 추신수, 류현진이 분위기를 재미있게 이끌었고 해마다 애리조나에 선수들이 모이면 한두 번 이상은 모임을 갖자고 얘기했다고 한다. 특히 비시즌 때는 한국에서 정기적으로 만나 친목 도모는 물론 사회 공헌을 위해 의미 있는 행사를 갖는 데 대해 다양한 의견들이 오고갔다는 것.
마이너리그의 그 선수는 “다른 사람도 아닌 임창용, 추신수, 류현진 선배님들이 후배들을 위해 마음을 쓰시는 데 대해 감동했다”면서 “이런 모임이 활성화되면 애리조나뿐만 아니라 동부 플로리다에 캠프를 차린 윤석민, 이학주 선수 등도 비시즌 때는 한국에서의 모임에 참석해 친분을 나눌 수 있다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메이저리그 진입을 위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한국인 마이너리거들에게 메이저리그에서 자리를 잡은 선배들의 배려와 지원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큰 힘이 될 것이다.
이영미 스포츠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