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상주경찰서에 도박혐의로 적발된 주부 A씨는 법적인 처벌보다 주변 사람들에게 ‘도박꾼’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게 더 두렵다고 말했다.
자영업을 하는 A씨는 일이 끝난 후 동네 슈퍼마켓에 들렀다가 평소 잘 어울리는 인근 주부들을 만나 화투를 쳤다. 4명 모두 남편과 함께 소규모 장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평소 주위로부터 ‘짜다’는 소리를 듣는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3점에 1백원, 4점에 2백원씩을 무는 속칭 고스톱을 즐겼다.
그런 어느날 누군가의 신고로 단속 경찰이 들이 닥쳤다. 현장에서 압수당한 판돈은 약 3만원. 1인당 7천5백원인 셈이다.
A씨는 그동안 자신이 치는 화투가 노름이 아닐 뿐더러 잘못된 행동이라 생각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남들이 보는 곳에서도 거리낌 없이 즐겼다.
그러나 경찰에 적발된 이후 상황은 완전히 반전됐다. 경찰에 신고되는 순간 오락이라고 생각했던 화투는 도박이 되고 말았다. 그녀는 즉심에 회부돼 처벌을 기다리는 ‘불쌍한 신세’로 전락했다.
그러나 A씨의 경우는 그래도 나은 편이다. 불과 몇 천원을 가지고 화투놀이를 했더라도, 그 멤버 중 도박전과가 있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끼어 있는 경우 사정이 달라진다. 화투놀이는 졸지에 도박사건이 되고 범죄로 입건된다.
상주경찰서 관계자는 “오락 수준의 판이지만 신고가 접수된 이상 법적처리를 할 수밖에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영남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