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한국노총 창립 68주년 기념식에서 김한길 대표와 안철수 의원이 나란히 참석 자리로 향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정치권에선 둘의 밀약이 가능했던 것은 기초선거 무공천이라는 연결고리도 있지만 무엇보다 각자 처한 현실 때문일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우선 김 대표는 지방선거에서 안 의원과 같은 든든한 우군이 절실히 필요했다. 지방선거 승리를 통해 취약한 당 내에서의 입지를 다지고자 했다는 것이다.
지방선거보다는 7월 재·보선을 통해 원내 세력 확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던 안 의원 역시 김 대표의 공천권 보장 제안을 거부하기 힘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안 의원은 국회 입성 후 원내 소수가 겪는 어려움을 여러 차례 토로했다. 그래서 현역 의원들 스카우트에 공을 들였다”며 “김 대표와 그런 논의를 주고받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민주당과의 통합을 결심한 데에는 그러한 배경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밀약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향후 새정치민주연합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벌써부터 친노 진영에선 이를 야합이라며 비난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친노계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통합 직후부터 그런 소문들이 들렸다. 밀실에서 공천권을 얘기했다는 것 자체가 새정치에 역행하는 것 아니냐”라고 되물었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