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구벌이여 다시 살아나라.”
19일 오전 10시 대구시 중구 봉산동 대구제일여자중학교 교정에서는 54년 동안 끊어졌던 달구벌의 혼을 되찾기 위한 행사가 열렸다.
대구의 역사와 문화를 복원, 발굴하기 위해 최근 결성된 ‘달구벌 얼 찾는 모임’ 회원들이 ‘연구산 돌거북’의 위치가 당초 위치와 방향과는 다르게 방치돼 왔다며 크레인을 동원, 바로잡기에 나선 것.
이 모임의 이정웅 대표(58)는 “1945년 연구산에 대구제일여중이 들어서는 과정에서 남북방향이던 돌거북의 머리와 꼬리 방향이 동서방향으로 바뀌어졌다”면서 “훼손되고 잊혀져가는 달구벌의 얼을 되살리기 위해 돌거북의 위치와 방향을 남북방향으로 원상 복구하는 작업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길이 1백77cm·폭 1백27cm·높이 60cm·무게 1.94t 가량의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돌거북은 수천 년 전 대구에서 산 선조들이 대구의 남북간 지맥이 통하도록 옛 연구산(현 중구 봉산동 대구제일여중 교정)에 둔 것으로 “달구벌에 불이 자주 나 이를 다스리기 위해 물을 상징하는 돌거북을 만들어 묻었다”는 풍수설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이 때문에 대구 상인동 가스폭발이나 지난 2월 발생한 대구지하철 방화참사 등 지역에서 큰 화재가 날 때마다 일부 풍수 전문가들은 화기를 막는 역할을 하도록 한 주술적 의미가 있는 돌거북의 머리 방향이 바뀌면서 기능이 약화, 지역에서 크고 작은 화재가 발생했다며 돌거북의 머리와 꼬리의 방향을 바로잡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날 첫 사업을 실시한 ‘달구벌 얼 찾는 모임’은 조만간 대구시에 연구산 돌거북을 문화재로 지정하도록 신청서를 낼 계획이다.
[영남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