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표가 지난해 4ㆍ24 재보선 노원병 출마 당시 지역민들과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다. 임준선 기자
내부적으로는 일단 정해진 후보만 집중 지원해주는 방식으로 방향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공천으로 여러 후보가 난립할 경우 표가 분산되는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한 지방선거 예비후보는 “중앙당에서 정해진 후보만 집중 지원해주는 쪽으로 방향을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금도 예비후보들이 난립하고 단일화도 어려운 상황인데 후보 한 명에게만 ‘당이 인정한 사람’이라고 정통성을 부여해주면 당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 한 관계자도 “당에서 지원하기로 한 후보에게 여러 방법으로 지원하는 것은 선거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면서 “우리(지도부)가 적극적으로 지지할 수 있고 각 지역의 지역위원장들이 도울 수 있다.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했다.
지도부 내에서 논의되고 있는 방법 중 하나는 일명 ‘사진공천’이다. 해당 후보에게만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와 사진을 찍게 해 홍보를 도와주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방법은 이미 안철수 의원과 과거 사진을 찍었던 후보들이 현수막과 명함 등에 ‘안철수 계보’ 마케팅을 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큰 효과를 얻을 수 없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또 다른 방법은 ‘반일(1)운동’이다. 무공천 공약을 이행하지 않은 새누리당 기호인 1번을 반대하는 운동을 벌이자는 것이다. 최근 지도부 내에서 무공천 반대 의사를 밝힌 신경민 최고위원은 지난 2일 <일요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 명을 지원해주는 전략들이 나오고 있지만 실효성 없는 것들이 많다. 하지만 반일운동의 경우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반일운동을 하게 된다면 더 강하게 나가야 한다”고 평가했다.
기초선거 후보자들 사이에서는 형식적으로라도 다른 당을 창당하자는, 다소 현실과 동떨어진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출신 후보들과 기존 무소속 후보들에 대한 구분이 불분명해지는 것을 막고 앞선 기호를 받자는 취지다.
앞서의 지방선거 예비후보는 “후보들 사이에서 아예 다른 당을 창당해 기호5번이라도 받아보자는 말들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정의당보다 더 많은 수의 의석으로 당을 만들어 3번을 받아보자는 말도 우스갯소리로 나올 정도”라며 “하지만 중앙당에서는 이 같은 후보들의 생각이 비현실적이라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들이 뽑은 후보로 공천하자는 방법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 출신 새정치민주연합 관계자는 “무공천은 현실성이 없다. 이러다가 지방선거에서 질 것이 뻔하다”며 “공천이 필요한데 이미 무공천을 결정했으니 절충안으로 국민공천을 생각해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앞서의 지도부 관계자는 “기초선거 후보들의 창당과 국민 공천은 모두 밖(기초후보들 사이)에서 결정할 일이고 당에서 고려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새누리당 기초선거 후보자들은 야당의 ‘무공천 특수’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내고 있다. 기초선거는 한 선거구에 2~3명의 대표를 선출하는 중선거구제이기에 여당 후보의 경우 기호1번의 ‘가’와 ‘나’, 2명이 공천을 받는다. 이에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기호1번의 ‘가’는 상대적으로 지지도가 낮은 후보에게, ‘나’는 지지도가 높은 후보에게 주는 방법이 거론되고 있다고 한다. 기호2번이 사라지면서 상대적으로 새누리당 기호1번의 ‘나’ 번호가 유리해진 상황을 십분 활용하자는 얘기다.
지역구를 관리하는 새누리당 관계자는 “그런 방법은 옛날부터 써오긴 했다. 사실 새누리당 후보가 둘 다 당선되면 좋은 것 아닌가”라며 “후보 중 지지도가 있는 사람은 당선 확률이 높으니 뒤 기호인 ‘나’를 받고 신인이나 지지도 적은 사람은 ‘가’를 주는 방법이 있어왔다. 이번 야당의 무공천으로 분명히 효과는 배가 될 것이다. 상대방이 없다시피 한 것 아닌가”라고 설명했다.
김다영 기자 lata133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