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피를 찍을 때면 으레 짓는 표정이나 자세가 있게 마련. 카메라를 응시한 채 얼짱 각도를 취하거나 시선은 다른 곳에 둔 채 자연스런 포즈를 취하거나 또는 고개만 살짝 기울이는 등 저마다 필살기 하나쯤은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와 관련, 최근 뉴욕시립대학(CUNY)의 앨리스 티펜테일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세계 5개 도시(뉴욕, 방콕, 베를린, 모스크바, 상파울루) 사람들의 셀피 스타일을 비교해서 화제를 모았다. 지난해 12월 4일부터 12월 12일까지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65만 6000장의 인물 사진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였다.
우선 이 가운데 진짜 ‘셀피’는 무엇인지 골라내는 작업부터 시작했고, 그 다음 사진 속 인물의 나이와 성별을 구분하는 작업이 이뤄졌다. 조사 결과 티펜테일 교수는 “생각보다 사람들은 셀피를 많이 안 찍는다”고 말했다. 65만 6000장의 사진 가운데 셀피는 3~5%에 불과했던 것.
허나 세계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한 가지 공통점은 있었다. 남자들보다 여자들이 셀피를 훨씬 더 많이 찍는다는 점이 그랬다. 특히 모스크바의 경우에는 셀피를 찍는 여자가 남자보다 4.6배나 많았으며, 방콕의 경우에는 1.3배, 베를린의 경우에는 1.9배였다.
도시별로 셀피를 찍는 스타일 또한 달랐다. 가장 활짝 웃는 얼굴로 셀피를 찍는 것은 방콕 사람들과 상파울루 사람들이었다. 반면 모스크바 사람들은 우울한 표정으로 셀피를 찍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또한 여자들이 남자들보다 과격한 자세를 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령 고개를 옆으로 기울이는 각도는 여자들이 평균 12.3도, 남자들이 평균 8.2도였다. 가장 심하게 고개를 꺾는 사람들은 상파울루 사람들이었다. 평균 고개를 기울이는 각도는 16.9도였으며, 거의 귀와 어깨가 맞닿을 정도였다. 반면 뉴욕 여성들의 경우에는 눈에 띌 듯 말 듯 고개를 아주 살짝 기울이는 각도를 취하는 경향이 있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