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한 여자고등학교가 등록금과 급식비 등을 미납한 학생에게 수능성적표를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있다.
특히 지난달 급식비를 내지 않았다는 이유로 급식을 중단하거나 체벌한 학교가 말썽을 빚은 데 이어 또 다시 돈 문제로 학생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사건이 발생한데 대해 일선 교육현장의 비교육적인 행태에 대한 질타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부산 D여고는 2일 3학년 학생들에게 2004학년도 수능 성적표를 일제히 전달하는 과정에서 급식비와 등록금을 미납한 학생 10여 명에게는 성적표를 주지 않았다.
교사들은 이 과정에서 학생들이 모두 보는 가운데 해당학생에게 수능성적표 미전달 사유를 공표한 것으로 드러났다. 학생들의 미납급액은 10만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수능성적표를 받지 못해 자신들의 수능성적을 알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고 주장했다.
한 학부모는 “하도 어이가 없어 학교측에 전화를 걸어 강하게 항의했지만 ‘밀린 돈을 납부하면 수능성적표를 주겠다’는 답변만 들었다”며 분개했다.
이 학부모는 “우리 아이가 수능성적표를 받아오지 못해 집으로 돌아와 울고 있었다”며 “수년동안 수능성적표를 받기 위해 공부했는데 돈 몇푼 때문에, 가난 때문에 이런 식으로 아이들이 상처를 받아야 하느냐. 이게 교육이냐”고 항변했다.
이에 대해 D여고의 한 교사는 “악의를 갖고 의도적으로 등록금과 급식비를 안 내는 학생들이 있어서 3학년 담임들이 모여 교육적 차원에서 그렇게 결정했고 성적은 구두로 통보했다”고 해명했다.
[부산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