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측근들의 구속사태를 바라보는 이회창 전 총재의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 | ||
이 전 총재가 대국민 사과와 검찰청 자진 출두 같은 ‘강수’를 던져가며 “감옥에 가더라도 내가 갈 것”이라는 이른바 ‘십자가론’을 편 바 있기 때문이다. 정가 인사들은 측근들의 연이은 구속 사태를 ‘나홀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이 전 총재를 바라보며 “속이 타 들어가겠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이라며 혀를 차고 있다.
측근 의원들의 구속 사태 이후에도 이 전 총재의 옥인동 자택엔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이 전 총재 특보나 보좌역을 지낸 측근인사들은 물론이고 한나라당 의원들의 방문도 더 잦아졌다고 한다.
얼마 전엔 백승홍 의원이 한나라당 지도부의 공천심사 방식에 반발해 탈당과 무소속 출마 선언을 한 직후 옥인동 이 전 총재 자택을 방문했다. 백 의원측은 “백 의원이 이 전 총재께 ‘무소속으로 출마해 한나라당 후보와 대구에서 맞붙어 보기로 했습니다’라고 했더니 이 전 총재께서 ‘백 의원이라면 잘 해낼 것’이라 격려하시더라”고 밝혔다.
백 의원 방문을 전후로 최병렬 대표의 공천심사 방식에 불만을 갖고 있는 당내 영남권 의원 몇 명이 옥인동을 찾아 ‘하소연’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이들 의원들은 옥인동 방문과 관련된 언급을 꺼리고 있다.
이 전 총재의 한 측근도 “이미 정계를 떠나신 분이라 정치인들이 찾아와도 정치 상황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으신다”고만 밝혔다. 이 전 총재를 보좌했던 한 인사는 “당내 입지가 불리해진 인사들이 계속 이 전 총재를 찾아와 고민을 호소하겠지만 이는 결국 이 전 총재를 돕는 일이 못된다”고 덧붙였다.
이 전 총재는 최근 들어 부인 한인옥씨와 함께 인왕산을 자주 찾는다고 한다. 이 전 총재의 한 측근은 “(이 전 총재가) 매일은 아니지만 옥인동 자택 뒤쪽으로 보이는 인왕산에 자주 오르내리면서 마음을 다스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 전 총재를 보좌했던 몇몇 인사는 이 전 총재의 불편한 속내를 대변이라도 하듯 “구속된 측근인사들과 당내 문제에 대한 걱정 때문인지 (이 전 총재가) 식사도 제대로 못 하신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종구 전 언론특보는 “정치문제에 일체 관심을 두지 않아서인지 검찰청에 자진 출두했던 지난 연말보다 혈색도 좋아지고 식사도 잘하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