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가 본 강 장관은 우선 ‘쿨∼한 사람’. ‘내가 좋아하는 옷’을 ‘격’에 맞지 않게 입고 국정감사 회의장에서 스스럼없이 콤팩트를 꺼내서 화장을 고치는가 하면 하품을 하기도 한다.
저자는 이러한 강 장관에 대해 “우리 사회가 ‘집단’을 권하는 문화에서 ‘개인’을 중시하는 ‘쿨’한 문화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분석했다.
저자가 강 장관에게서 받은 두 번째 느낌은 그가 ‘무의식적인 인간’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끼리끼리’ 통하고 있는 노 대통령과 강 장관의 공통점이기도 하다.
저자는 “의식적인 인간은 현실과 집단을 우선하는 집단주의적 성격을 갖는다. 반면 무의식적인 인간은 자기 자신을 우선하는 개인주의적 성격을 갖는다. 강 장관이나 노 대통령같은 무의식·개인주의적인 성격의 소유자들은 자신의 내면에서 떠오르는 느낌을 소중히 여기며 순발력이 뛰어난 특징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무의식적인 인간은 언제나 에너지가 넘친다고 한다. “노 대통령이 몇 안 되는 경호원과 함께 자유롭게 뮤지컬을 관람하고 공원을 산책하는 것이나 강 장관이 춤과 노래를 좋아하는 것, 이 모든 것이 사실은 내면에서 올라오는 강한 무의식의 에너지를 소진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놀이와 자유로움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분석하고 있다.
강 장관을 읽는 세 번째 코드는 ‘연애형 인간’. “그의 삶의 궤적을 따라가다 보면, 늘 시대의 구석진 한 켠에 자리한 소수자들의 마음 아픈 그늘에 가 닿는다. 그는 시대와 불화한 사람들을 사랑하고, 이 땅의 모든 진정성과 아름다운 연애를 즐기는 진정한 휴머니스트다.”
이런 모습은 강 장관이 2003년 6월30일 전국의 검사들에게 보낸 이메일 편지에도 고스란히 묻어난다. 그는 편지에서 ‘법무부 장관 강금실’이 아니라 ‘법무부에 있는 강금실’이라고 자신을 소개하고 있다. 과장된 몸짓이 아닌 자기 내면의 향기를 밖으로 피워 올려 사람들이 자신에게 다가오게끔 만드는 것, 그것이 바로 강금실 대인관계의 본령이며 바로 ‘진심’이다. 강 장관은 사회에 대한 판단 기준을 자신 안에 가지고 있는 사람이란다. 자유가 ‘체(질)화’된 인간형. 그에게 관심이 되는 것은 인기의 상승과 하락이 아니라 자기 일의 성공과 실패다.
지난 2002년 세계경제포럼(WEF)은 변호사 강금실을 ‘차세대 한국인 지도자’로 선정했다. 의식적인 세계가 뽑은 무의식적인 인간인 셈. 그런 그를 저자는 차기 한국 사회의 ‘희망이자 이정표’라고 표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