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공천을 통한 안철수 대표의 ‘사람심기’ 갈등은 광주시장 경선 과정에서 터져 나왔다. 지난 13일 새정치민주연합의 광주지역 국회의원 5명이 윤장현 광주시장 예비후보를 지지하겠다고 공개 선언하자 광주시장 선거 활동을 벌여오던 이용섭 의원과 강운태 광주시장은 ‘밀실정치’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이에 윤장현 후보가 경선 참여 의사를 밝혔지만 두 후보는 불공정하다는 이유로 윤 후보와의 경선에도 반발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합당 당시 김한길 안철수, 두 공동대표가 지분을 5 대 5로 약속하면서 정치권에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안철수의 사람’이 얼마나 공천을 받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에 화제가 된 광주시장 경선에 안 대표의 결정이 있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윤 후보가 새정치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 출신이라는 점에서 안 대표 측에서 나온 ‘새 인물’이 공천을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분위기다. 윤 후보를 시작으로 ‘안심(안철수 대표의 의중)’을 얻을 광역단체장 후보들은 누가 있을까.
현재 새정치민주연합에서 광역단체장 경선이 남은 지역은 광주·경기·전북·전남·경남·제주, 총 6곳이다. ‘안철수계’ 인사는 지역마다 1명으로 좁혀져 예비후보로 등록한 상황이다. 경기 지역에는 합당 전 안 대표 측의 러브콜을 받아왔던 김상곤 전 교육감이 ‘안심’을 얻을 인물로 지목되고 있다. 김 전 교육감도 민주당 출신이지만 원혜영 김진표 의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새로운 인물로 부각되고 있는 점에서 안 대표의 새정치와 이미지가 부합한다는 해석이 많다.
이외에 전북·전남·제주 지역에서는 안 대표 측에서 활동한 후보들이 포진해 있다. 전북도지사에는 강봉균 전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강 전 의원은 창당발기인으로 안 대표의 새정치연합에 입당하면서 전북도지사 출마 선언을 했다. 역시 안 대표 측 인사인 조배숙 전 의원이 예비후보를 포기하고 강 후보를 지지하면서 민주당 출신인 송하진 전 전주시장과 경합을 벌이게 됐다.
전남지역에는 안 대표 측 인사인 이석형 전 함평군수가 도지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새정치추진위원회 전남도당 창당준비단 공동위원장을 지낸 이 후보는 주승용 예비후보, 이낙연 의원과 경선 중이다. 제주도지사 후보로는 새정치추진위원회에서부터 활동했던 신구범 전 제주지사가 출마했다.
합당 후 새정치민주연합 내에서는 이번 지방선거뿐 아니라 올해 7월 재·보궐 선거에서도 안 대표 측 인사들의 출마가 점쳐지고 있다. 지난 3월 2일 김한길 안철수 대표가 창당을 선언했을 때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안철수 대표 측은 사람이 많지 않아 기초선거나 지방선거에서 인물을 많이 내놓을 수 없다. 그보다는 이후 치르는 재·보선에서 배지를 받아 세력을 유지하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재·보선이 확정된 곳은 수원을(민주당 신장용 의원)과 평택을(새누리당 이재영 의원) 2곳이다. 하지만 선거법 또는 정치자금법 위반 등으로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지역 4곳을 포함해 현재 지방선거에 도전한 현직 의원들까지 후보로 확정되면 향후 10곳이 넘는 지역에서 재·보선이 이뤄질 수 있다. 정치권에서 재·보선 도전자로 점치고 있는 안 대표 측 인사들로 이계안 전 의원과 김효석, 금태섭 대변인 등을 꼽는다. 이계안 전 의원의 경우 평택을 지역으로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는 구체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재 김선동 통합진보당 의원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순천의 경우 서갑원 전 의원과 노광규 지역위원장이 텃밭을 가꿔온 지역이지만 새정치연합과의 합당 이후 판세가 달라졌다. 새정치연합에서 활동했던 구희승 변호사가 후보로 나올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순천지역 판사 출신인 구 변호사는 순천시장과 국회의원 후보로 이름을 올려왔다.
안 대표 측 인사들이 지방선거와 재·보선에서 ‘안심’ 후보들로 인식되고 있지만 정치권에서는 새로운 인물을 찾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안 대표 측 광역단체장 후보들이 대부분 과거 민주당 출신이어서 5 대 5 합당이 아닌, 민주당에 있다가 합당으로 합류한 후보들과의 경쟁이 다수라는 것이다.
후보들 중 김상곤 강봉균 이석형 후보는 모두 민주당 출신이다. 재·보선 출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이계안 김효석 전 의원과 구희승 변호사도 민주당에 적을 둔 적이 있다.
김다영 기자 lata1337@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