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28일 법정진술에서 전씨가 자신의 전 재산을 29만1천원이라고 밝히고 직계가족들에 대해서도 “겨우 먹고살고 있다”고 밝혔지만 이후 전씨 일가가 숨겨놓은 것으로 추정되는 재산들이 속속 공개되면서 전씨 진술의 허구성이 드러나고 있는 것.
〈일요신문〉은 지난 573호(2003년 5월11일자)와 574호(2003년 5월18일자)에 걸쳐 전씨 일가 재산이 최소 3백억원 이상임을 보도한 바 있다. 현재까지도 전씨 일가는 서울 시내 곳곳에 그들 명의로 된 거액의 부동산을 갖고 있다.
이번에 검찰 수사로 드러난 재용씨의 괴자금 액수 1백70억원까지 합하면 전씨 일가가 보유한 총 재산은 5백억원에 육박할 정도다. 현재 전씨 일가가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 재산의 내역을 훑어보도록 한다(표 참조).
우선 전씨 부부가 거주하고 있는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이 있다. 연희동 자택 중 일부인 별채(연희동 95-5 소재)가 지난해 법원 경매로 인해 팔렸지만 전씨 처남 이창석씨가 감정가의 두 배를 써내 낙찰을 받아 눈총을 샀던 바 있다. 비록 별채는 이창석씨에게 넘어갔어도 안채(연희동 95-4 소재·사진①)는 여전히 이순자씨 소유로 남아 있다. 인근 부동산에 따르면 안채만 해도 시가 10억원을 웃돈다고 한다.
이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재용씨 부인 최정애씨 명의로 된 빌라가 있다. 최씨는 지난해 8월 서대문구 연희동 7×-× 소재 D빌라 4××호(사진⑧)를 매입한 후 재용씨 괴자금 사건이 터진 지 한 달여 뒤인 지난해 11월 소유권 이전등기를 마쳤다. 사용면적이 약 75평에 이른다. 부동산중개인들에 따르면 이 일대 평당 시세가 약 1천만원이라고 하니 최소 7억원 이상 가치를 지닌 셈이다.
뫼비우스가 들어서 있는 1628-3번지 땅(약 1백 평)과 인근 1628-10번지 토지(약 1백28평)도 재국씨 소유다. 전씨 형제가 소유하고 있는 서초동 일대 토지 시세는 평당 2천만원을 호가한다. 서초동 일대에 전씨 형제가 가진 부동산의 가치가 90억원에 육박하는 셈이다.
재국씨는 종로구 평창동 458-8번지(사진③)에도 전시장 건물을 하나 갖고 있다. 지하 2층, 지상 2층으로 이뤄진 이 건물의 대지는 약 1백88평, 연건평은 약 4백22평에 이른다. 인근 부동산업자에 따르면 재국씨가 이 건물을 매입했을 당시(2002년 6월) 건물 시가는 약 15억원으로 추정됐지만 이후 재국씨가 개보수를 하여 현물 가치가 더욱 올라갔을 것으로 여겨진다.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는 재국씨 부인 정도경씨와 16세 아들(전씨 장손자)이 적지 않은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 서교동 364-26번지 땅(약 1백26평)이 정도경씨 소유로 돼 있고 364-27번지 땅(86평·사진④)은 이 아들 소유로 돼 있다.
364-26번지와 27번지에 걸쳐서 지어진 3층짜리 전시장 건물은 정도경씨와 아들이 각각 2분의 1씩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인근 부동산 업자들에 따르면 이곳의 평당 시세는 약 1천만원이라고 한다. 땅값만 해도 20억원을 상회하는 셈이다.
한편 재국씨 장녀(19)는 강남구 논현동 85-6번지 소재 토지(1백61평·사진⑤)와 건물을 최아무개씨와 함께 분할 소유하고 있다. 대중음식점이 들어서 있는 이곳의 토지와 건물 10분의 7 지분이 재국씨 장녀 명의로 돼 있다. 인근부동산 업자에 따르면 이곳의 평당 시세는 1천8백만원에서 2천만원 사이를 오르내린다고 한다. 장녀 앞으로 된 토지 가격만 쳐도 30억여원에 이르는 셈이다.
또한 재용씨가 자신이 실질적인 ‘오너’였으나 지난해 사무실을 폐쇄한 ‘제이앤더블유홀딩즈’ 회사 명의로 6억원 상당의 외국인 전용주택을 매입한 사실도 드러났다.
3남 재만씨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28-2번지 한남프라자 빌딩(사진⑥)을 보유하고 있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자들에 따르면 지하 4층, 지상 8층 규모의 이 빌딩의 시세는 최소 1백억원이 넘을 것이라고 한다. 재만씨가 이 건물에서 얻는 월세 수입도 매월 수천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다.
재만씨 부인 이윤혜씨는 종로구 가회동 1-5번지 경남빌라 402호(사진⑦)를 소유하고 있다. 경남빌라는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일가가 모여 살았던 곳으로 유명해진 곳이며 시가 15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전해진다.
전씨 일가의 이 같은 ‘드러난’ 부동산 가치만 따져도 시가 3백억원은 훨씬 상회한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견해다. 여기에 재용씨가 운용하던 괴자금까지 합하면 5백억원에 가까운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이밖에도 전씨 일가가 사실상 운영하고 있는 회사들의 소유 지분도 상당할 것으로 보이나, 개인별 지분 변동사항이 구체적으로 파악되지 않아 ‘전씨 일가 재산 현황 표’에는 포함시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