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공동체가 갈수록 급속한 붕괴 현상을 보이고 있다. 곳곳에서 입주민들이 생활의 사소한 부분에서부터 갈등을 빚기 일쑤인데다 이웃을 배려치 않는 이기주의 행동 때문에 갈등과 불신의 폭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매주 구내 방송을 통해 ‘담배꽁초와 쓰레기를 1층으로 던지지 말아 달라’고 호소한다. 일부 입주민들이 상습적으로 불 붙은 담배꽁초와 망가진 장난감 등을 아래층으로 마구 던지는 바람에 1층 입주민들이 신고를 하기 때문이다.지난 1월에는 담배꽁초 불씨가 마른 잔디에 옮겨 붙어 화단에 불이 나기도 했다. 관리사무소측은 고육지책으로 이웃간 지켜야 할 수칙을 담은 ‘입주민 준수사항’을 작성해 엘리베이터에 붙여 놓기도 했다.
부산 남구 모 아파트의 경우 최근 동별로 주민들이 나뉘어 심한 갈등을 빚어야 했었다. 어느 때부턴가 이 아파트 10동과 11동 사이에 있는 쓰레기 수거장에 맞은편 9동 입주민들이 쓰레기를 버리기 시작했던 것.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자 10동과 11동 주민들은 ‘왜 우리 동 수거장에 쓰레기를 갖다 버리느냐’며 불만을 나타냈다. 한동안 수거장에서는 입주민들간 삿대질과 고성이 오가야 했다.
부산 해운대구 모 아파트에서는 최근 입주민들이 홈시어터 소음문제로 갈등을 빚었다.
한밤중에 음량이 풍부한 홈시어터로 영화를 즐기면서 음량을 최대한 높여 이웃을 괴롭게 만드는 입주민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 입주민 안아무개씨(42)는 ‘홈시어터 소음은 근원지를 좀처럼 찾기 힘든 게 특징’이라며 ‘집에 홈시어터가 없는데도 종종 새벽에 달려온 이웃 주민으로부터 난데없는 항의를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부산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