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규식(왼쪽), 김경재 | ||
현역 지역구 의원인 조순형 민주당 대표의 대구 출마 선언으로 ‘공석’이 된 곳이다. 민주당은 지난달 24일 조 대표의 ‘후임 주자’로 김경재 의원을 확정, 김 의원이 이번 총선에서도 민주당 깃발을 꽂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김 의원은 ‘호남발 서울행 열차를 타겠다’며 자신의 전남 순천 지역구를 포기하면서 서울 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그는 그동안 서울 양천을이나 관악갑, 동작갑 등에서의 출마를 검토했으나, 결국 조 대표의 지역구를 ‘승계’하기로 했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서울 출마를 선언하면서 ‘희생정신’을 강조했던 김 의원이 정작 ‘희생’보다는 ‘실리’에 치중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 의원은 이와 관련해서 “처음에는 양천을에 출마하려고 했으나, 그 지역에서 출마를 준비하던 인사가 찾아와 읍소하는 바람에 다시 관악갑을 생각했다.
그러나 관악갑 이훈평 의원도 옥중출마를 하겠다고 해서 또다시 동작갑과 성북갑 출마를 고려하기도 했다”면서 “조 대표와 당원들이 ‘강북을은 중량감 있는 정치인이 출마해야 한다’고 해서 민주당 공천 신청자가 없었던 이 지역에서 출마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초선 의원이 된다는 심정으로 열심히 뛸 각오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열린우리당(우리당)은 지난 25일 ‘무주공산’이 된 이 지역구를 전략지역으로 결정했다. 그만큼 신중하게 후보를 낙점하겠다는 계산이다. 우리당에선 지난 16일 입당한 최규식 전 <한국일보> 편집국장·논설위원과 유대운 전 서울시의회 문화교육위원장 등 두 명이 공천을 신청한 상태다. 당내에선 이들 가운데 최 전 국장이 공천자로 확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우리당 관계자는 “정동영 의장이 최 전 국장을 영입하기 위해 상당히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 의장은 총선 출마를 극구 사양했던 최 전 국장의 자택까지 찾아가 ‘삼고초려’했다”고 귀띔했다.
정 의장의 출신학교인 전주고와 서울대의 1년 후배이기도 한 최 전 국장은 “기자로서의 비판에 그치지 않고, 현실정치를 개선하기 위해 온 힘을 쏟을 각오로 출마하게 됐다”며 “지역 주민들을 만나보니 부패한 한나라당이나 지역주의 대열에 합류한 민주당에 대한 반감이 거세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경재 의원이 이 지역에서 출마하기로 했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이밖에 한나라당에선 변호사인 안홍렬 지구당위원장이 출사표를 던졌고, 자민련 안종모 지구당위원장과 민주노동당 박용진 위원장 등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김지영 기자 young@ilyo.co.kr
▲ 왼쪽부터 서갑원, 노관규, 조순용 | ||
현 지역구 의원인 김경재 민주당 상임위원의 서울 강북을 출마로 ‘무주공산’이 된 상태여서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내에서 치열한 공천 경합이 벌어지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명인 서갑원 전 청와대 정무1비서관(열린우리당)과 DJ의 측근인사들인 노관규 민주당 예결위원장과 조순용 전 청와대 정무수석(민주당) 등이 눈에 띄는 공천 신청자들. 이외에도 신택호 변호사, 안세찬 전 순천참여연대 대표가 열린우리당 후보로, 허정인 전 도의회 부의장이 민주당 후보로 나서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의 경우 오는 3월13일 ‘체육관 선거’ 방식의 당내 경선을 치르기로 결정됐지만 경선 방식을 두고 후보들간에 상당한 이견이 노출되고 있다. 당초 노, 허 후보와 함께 박빙의 승부를 펼칠 것으로 예상됐던 조 후보가 경선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조 후보는 경선방식에 대한 지구당의 결정에 문제를 제기해 놓고 있는 상태. 조 후보는 “체육관 경선의 문제점에 대해 수차례에 걸쳐 지적했으며 중앙당도 이를 수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의도적으로 나의 출마를 방해하고 있는 것으로밖에는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선대위 역할을 맡고 있는 순천시 지구당은 “13일 경선은 합법적으로 치러지는 만큼 문제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재대로라면 민주당에서는 노 후보와 김경재 전 의원의 조카인 허 후보, 이기우 민주헌정동지회 회장이 당공천을 받기 위한 경선을 치르게 된다. 당내 분란과 관련 노 후보측 인사는 “후보 등록을 안했다면 공천을 포기한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서 전 비서관도 열린우리당 당내 경선을 치러야 할 입장. 경선 신청자는 총 3명이다. 공천에 자신감을 보이는 서 후보측은 “당 지지도가 30%에 육박하고 있고 지역에서 오랫동안 정치활동을 해 온 10여 명의 시의원들이 서 후보를 물심양면으로 돕고 있어 ‘본선’에서도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민주당 후보들은 “어림없다”는 입장. “아무리 열린우리당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해도 아직은 민주당에 대한 지지가 압도적”이라는 것이다. 노 후보의 경우 “민주당의 어떤 후보라도 열린우리당 후보를 무난히 제압할 수 있을 만큼의 경쟁력을 갖고 있다”며 “당내 경선이 마무리되는 게 중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외에도 김종수 한국성공학연구소 소장이 무소속 출마를 준비중이다.
한상진 기자 sjinee@ilyo.co.kr
▲ 김병호(왼쪽), 조영동 | ||
지난 2002년 8·8재보선에서 당선돼 현재까지 지역구를 지키고 있는 한나라당 김병호 의원과 노무현 대통령의 ‘올인’전략 차원에서 ‘징발’된 조영동 전 국정홍보처장이 양당 후보로 확정돼 한판 대결을 앞두고 있다.
KBS 보도본부장 출신인 김 의원과 〈부산일보〉 편집국장 출신인 조 전 처장은 〈부산일보〉에서 함께 기자생활을 한 적도 있어 언론계 선후배의 대결이란 점에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조 전 처장보다 언론계 ‘선배’인 김 의원측은 “내부 여론조사 결과 쉽게 승리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고 낙관하고 있다. 김 의원측은 “김 의원이 부산 진 갑 지역구 의원이 된 지는 얼마 안됐지만 지역발전 공헌도가 컸던 반면 조 전 처장은 여권의 ‘올인’전략 차원에서 나섰을 뿐인데 지역민들이 누구를 더 알아주겠는가”라고 반문한다.
이에 대해 노 대통령의 부산상고 2년 후배이기도 한 조 전 처장측은 “(조 전 처장이) 부산 언론 민주화운동의 주역이었으며 부산 진구에 위치한 부산상고 출신인 만큼 이 지역에서 김 의원을 맞아 못 이길 이유가 없다”고 응수하고 있다.
김 의원측은 “조 전 처장이 부산상고 출신이라 해도 ‘노무현 바람’이 거세게 불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별 효험을 보지 못할 것”이라며 “‘차떼기 정당’ 이미지 탓에 한나라당 지지도가 추락하긴 했지만 열린우리당 부산시지부의 세력이 아직은 취약하기 때문에 어렵지 않은 승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조 전 처장측은 “부산상고 동문들이 많이 모여있는 이 지역에서 참신한 인물 이미지로 ‘깨끗한’ 선거운동을 펼쳐 유권자들이 그동안 부산을 독식해온 한나라당 의원들을 준엄하게 심판하도록 만들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 의원과 조 전 처장의 치열한 2파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강경식 민주당 지구당위원장과, 신봉환 자민련 지구당위원장, 이성우 민주노동당 지구당위원장 등도 이 지역에서 표밭을 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