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가장 인기있는 휴식공간 중 하나인 대구 수목원(달서구 대곡동)이 ‘청거북 3마리’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겨우 청거북 3마리 정도로…’라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면 이는 큰 오산. 비단잉어와 어린 붕어를 마구잡이로 해치고, 수초 피해도 엄청나다.
이미 대구 수목원은 지난해 석가탄신일 때 방생된 것으로 보이는 청거북 4마리 때문에 수중 생태계가 어지럽혀져 한바탕 홍역을 치른 바 있다. 대구 수목원은 이 4마리를 겨우 찾아내 잡았는데, 또다시 10cm크기의 3마리가 나타나 서로 뭉쳐 다니며 ‘행패’를 부리고 있는 것.
수목원 관계자는 “주로 물고기들의 움직임이 둔해지는 야간을 노려 청거북이들이 지느러미나 살점을 뜯어먹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등이나 배, 지느러미에 상처를 입은 비단잉어나 어린 붕어들이 날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며 골치 아파했다.
또 물가에 심은 노랑어리꽃, 꽃창포, 부처꽃 등 수초의 밑둥치나 잎도 닥치는대로 먹어치우고 있는데 이 3마리가 새끼를 쳐 번식이라도 하는 날에는 피해가 걷잡을 수 없어 잔뜩 긴장하고 있는 것.
이 때문에 수목원 직원들은 ‘청거북 체포’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지만 수풀에 가려 육안으로 찾아내기 힘든 데다 햇볕을 쬐러 육지에 올라와서도 조심성이 많고, 의외로 빨라 번번이 허탕을 치고 있다.
대구 수목원 관계자는 “수목원을 방문한 주민이 방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석가탄신일 때 시민들이 또다른 청거북이나 베스 등 외래 어종을 방생하지나 않을지 벌써부터 마음이 조마조마하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이 원산인 청거북은 자연 생태계를 크게 어지럽혀 지난해부터 정부 차원에서 포획운동을 벌이고 있다.
[매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