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가운데 여권 내부에서는 차기 총리 지명을 앞두고 ‘김무성 총리론’이 부쩍 거론되기도 했다. 청와대가 압축한 3배수에 안대희 총리 후보자와 더불어 김 의원도 있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이 김영삼 정부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근무한 이력으로 정무감각이 탁월하다는 점, 그리고 그의 총리 기용 자체가 현 정권의 쇄신 의지를 보여줄 수 있다는 해석이 뒤따랐다.
하지만 ‘김무성 총리론’은 차기 당 대표에 도전 중인 김 의원에 대응하려는 친박계 일부의 자작극이라는 쪽에 무게가 실리는 중이다. 한 수도권 의원은 이렇게 말했다.
“그건(김무성 총리론) 전형적인 마타도어(흑색선전) 같다. 김 의원이 청와대에 입성하면 그때부터야말로 ‘이회창 시즌2’가 될 텐데, 아직 집권 2년차에 불과해 박 대통령이 총리와 힘을 나누기보다 직접 정국을 이끌어 나가고 싶어 한다. 박 대통령이나 김 의원 둘 다 전혀 아닌 이야기가 왜 흘러나오는지 모르겠다.”
그가 언급한 ‘이회창 시즌2’란, 김영삼 정부 당시 이회창 총리가 책임 권한 강화를 요구하며 김영삼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웠던 것을 일컫는다. 현재 김 의원은 6·4 지방선거와 곧바로 이어질 7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한껏 몸을 낮추며 정책 이미지 가꾸기에 열중하고 있다. 특히 ‘대장’ 이미지를 벗고 ‘키다리 아저씨’ 이미지를 얻기 위해 전략을 수정했다는 후문이다. 새누리당 한 전략통은 차기 당권 구도를 이렇게 봤다.
“전반적인 흐름은 김무성 의원에 다소 유리하게 전개되지만 여의도 정치권 안에서 서 의원 세가 만만치 않다. 현재 상황에서는 누가 유력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서 의원도 본인 의지가 워낙 강하고 또 의리를 강조하다보니 따르는 의원이 늘고 있다. 반면 김 의원은 말을 아끼며 두루두루 살피는 중인 것 같다.”
김무성 의원을 돕는 한 인사는 “7월 전당대회가 저녁이라면 6·4 지방선거는 점심이다. 우리가 점심을 거르고 바로 저녁식사를 준비하겠느냐”고 반문하며 “지금 부산시장 선거가 위험하다는 것 아닌가. 부산 지역구 의원으로서 위험한 현장에 직접 동참하겠다는 것이 김 대표의 의지”라고 전했다. 그는 김 의원을 ‘김 대표’라고 불렀다.
김임수 기자 ims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