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지방선거에서부터 치열한 물밑 경쟁이 벌어진 곳은 정몽준 의원의 지역구였던 서울 동작을이다. 정 전 의원이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승리하면서 동작을 지역구를 국회 입성을 노리는 다음 주자들에게 넘겨주게 됐다. 동작을은 지난 19대 총선 때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와 이계안 민주통합당 후보가 초접전을 벌였던 곳으로 주민들의 선호도가 엇비슷해 많은 여야 인사들의 출마설이 나오고 있는 지역이다.
이 때문에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이번 동작구청장 공천 당시부터도 대권주자인 ‘안철수계’와 ‘문재인계’ 후보의 지분 싸움이 치열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 전 민주당과 안철수 대표의 새정치연합이 통합하면서 5 대 5 지분에 대한 기대감으로 8명의 동작구청장 예비후보들이 공천을 신청했다. 하지만 이계안 서울시당 공동위원장이 오준환 후보를 전략공천하자 ‘자기사람 꽂기’ 논란이 일었고 후보들의 강력한 반발에 당에서는 100% 여론조사로 경선 방식을 바꿨다. 경선 결과 노무현 전 대통령 때 청와대 선임 행정관이었던 이창우 후보가 경선에서 승리했다.
동작구 지역 정세를 잘 알고 있는 정치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동작구는 정몽준 전 의원의 을구를 제외하고는 야당, 특히 친노 지지도가 높은 곳이다. 지난 총선 때 다른 지역들은 대부분 야당이 패했지만 전병헌 의원은 동작갑에서 승리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하며 “이계안 위원장이 향후 재·보선에 출마하기 위해 자기 사람을 꽂으려했던 것 같은데 오히려 여론조사로 친노 세력이 승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경남과 부산 등에서 후보 지원 활동을 하던 문재인 의원도 공식 선거운동 기간의 첫 서울 선거 지원 일정으로 동작구를 찾아 힘을 실어주며 지지자들을 응집시켰다.
향후 재·보선에서도 안철수계인 이계안 위원장과 문재인계인 허동준 지역위원장의 출마가 점쳐지고 있다. 이계안 위원장과 허동준 지역위원장은 동작을을 두고 과거부터 신경전을 벌여왔다. 17대 총선에는 허 지역위원장이 이 위원장에게 자리를 내줬고 19대 총선 때는 경합을 벌여 이 위원장이 승리했다. 지난 3월 이 위원장이 서울시당위원장에 선임될 당시 허 지역위원장이 “세 번이나 탈당한 사람”이라며 반대하고 나선 것에서도 두 사람의 사이를 짐작할 수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창우 동작구청장 후보가 당선될 경우 문재인계 인사들이 동작을 출마에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의 관계자는 “장성수 새누리당 후보와 이창우 후보는 둘 다 지역에서 크게 지지도가 높은 인사들이 아니라 막상막하일 것 같다”면서도 “이번에 야권의 문충실 후보가 사퇴하고 이창우 후보를 지지한다고 했으니 (이 후보가) 상대적으로 유리해진 상황이다. 이 후보가 이기면 (재·보선 공천에서) 문재인계 인사를 밀어주지 않겠느냐”고 평가했다.
이번 동작을 재·보선에서는 새누리당 후보에 따라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도 전략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또 다른 정치 관계자는 “동작을에 거론되고 있는 새누리당 후보들이 중량감이 있는데 반해 허동준 지역위원장은 그에 비해 조금 부족하지 않나. 전략적인 인물이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한편 새누리당에서는 전국적 인지도가 있는 후보들이 동작을 출마자로 거론되고 있다. 현재 물망에 올라 있는 새누리당 소속 인사들은 이혜훈 전 의원과 김황식 전 총리, 김문수 경기도지사, 오세훈 나경원 전 의원 등이다. 특히 이혜훈 전 의원의 경우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에 출마하면서 주소를 동작구로 옮겨 정몽준 전 의원의 지역구에 출마하기 위한 준비 단계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소문을 낳기도 했다.
김다영 기자 lata133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