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박종렬 검사장, 송광수 총장, 강금실 장관 | ||
부산대 출신의 김경회 전 부산고검장이 지난 82년 검사장으로 승진한 이후 22년 만에 지방대 출신 검사가 검사장으로 승진했기 때문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당시 “신망있고 능력을 인정받는 지방대 출신의 검사를 검사장으로 승진시켜 능력 중심의 인사를 구현했다”면서 권태호 검사장 승진 인사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했었다.
이 같은 노무현 정부의 인사패턴을 확인하기 위해 강금실 법무장관과 송광수 검찰총장을 비롯해 검사장급 이상 고위간부 45명과 전국 검찰청 차장검사, 차치지청장, 부치지청장,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 대검 및 법무부 과장 등 모두 1백58명 검찰 핵심 간부의 고교 및 대학 학력을 분석해 봤다.
이번 분석 대상이 된 1백58명은 법무·검찰 전체를 대표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검사장과 차장검사 등 일정 직급 이상 간부를 포함해 부장검사급 중에서는 상징성을 감안, 법무부·대검·서울중앙지검에 포진한 검사만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검찰 간부들의 학력은 고교별 분석과 대학별 분석이 크게 차이가 난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대학은 여전히 서울대가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1백58명 가운데 62%인 99명이 서울대 출신이다.
서울대 중에서는 박종렬 서울서부지검장(사시 15회)이 62학번으로 가장 선배다. 67학번인 송 총장보다 대학으로는 5년 선배지만 사법시험 기수로는 2년 후배다. 75학번인 강 장관보다는 무려 12년 선배다.
박 검사장 뒤로는 65학번인 정진규 법무연수원장(사시 15회)과 66학번인 황선태 서울동부지검장(사시 15회)이 뒤를 잇고 있다. 99명의 서울대 출신 가운데 제일 후배는 83학번의 오세인 대검 공안2과장(사시 28회)이다. 오 과장은 재학 3학년 때 사법시험에 합격한 수재로, 지난달 7일 단행된 검찰간부 인사 때 대검 공안담당 연구관에서 검찰2과장으로 전격 발탁됐다.
서울대 다음으로는 ▲고려대(18명, 11%) ▲성균관대(12명, 7%) ▲연세대(7명, 4%) ▲한양대(7명, 4%) 순이다.
고려대 출신의 좌장은 67학번인 김종빈 서울고검장(사시 15회)이다. 그 뒤로 69학번인 이정수 대검 차장(사시 15회)이 있다. 이 차장은 김 고검장의 뒤를 이어 대검 차장으로 발탁됐다. 고려대 출신의 막내는 84학번의 조은석 대검 공판송무과장(사시 29회)이다.
권태호 검사장 외에 지방대 출신은 손진영 서울고검 형사부장(부산대·사시 18회), 박윤환 군산지청장(영남대·사시 21회), 정윤기 대검 강력과장(전남대·사시 27회), 이정희 천안지청장(전남대·사시 23회), 변찬우 대검 환경보건과장(경북대·사시 28회) 등이 있다. 부산상고 출신인 손진영 부장이 검사장 승진 후보군인 서울고검 형사부장으로 뒤늦게 발탁된 것도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과거와 달리 각 대학들은 모교 출신 법조인들의 숫자에 상당히 민감해 하고 있다. 최근 사법개혁위원회에서 사법시험을 대체할 법조인 양성제도로 로스쿨 도입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로스쿨 도입이 확정된 상태에서 로스쿨이 설치되지 않는 대학의 경우 더 이상 동문 법조인을 배출할 수 없게 된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로스쿨이 도입된다면 지금까지 사법고시 합격생을 가장 많이 배출한 상위 10개 대학중에서 로스쿨이 설치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 출신대학 분석 | ||
1백58명 가운데 1명이라도 배출한 고등학교는 모두 65개교다. 윤종남 서울남부지검장(사시 16회)과 김대호 법무부 관찰과장(사시 29회) 등 2명은 대입검정고시 출신이다.
경기고 좌장도 역시 박종렬 검사장이 맡고 있다. 경기고 출신에는 노 대통령과 동기생인 사시 17회가 모두 4명이 있다. 대검 중수부장 시절 불법 대선자금 수사를 성공리에 마친 뒤 고검장으로 승진된 안대희 부산고검장을 비롯해 유성수 대전지검장, 임승관 부산지검장, 이기배 광주지검장 등이다. 안대희 중수부장의 후임은 안 고검장의 고교 1년 선배인 박상길 검사장이다.
경기고 다음으로는 대구·경북지역의 맹주를 자처하는 경북고가 12명으로 2위를 차지했다. 경북고 출신 중에는 김상희 법무차관(사시 16회)과 정상명 대구고검장(사시 17회) 등 검사장급만 5명이 자리잡고 있다.
서울에서는 경기고 외에 전통명문인 경복고와 서울고가 각각 7명과 4명을 배출했다. 경복고에는 홍경식 의정부지검장(사시 18회), 신상규 안산지청장(사시 21회) 등이 있다. 신 지청장의 경복고 동기동창생으로는 이번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으로 배정된 장윤석 한나라당 국회의원과 한나라당으로부터 2억5천만원의 불법 대선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자민련 이인제 의원 등이 있다.
서울고 출신으로는 송 총장을 비롯해 김재기 수원지검장이 있다. 송 총장과 김 지검장은 고교 동기다.
광주제일고는 8명으로 3위를 차지했다. 과거에는 광주고 출신 검사들과 광주제일고 출신 검사들이 팽팽했었지만 이제는 광주제일고로 주도권이 넘어간 상태다. 광주제일고는 강충식 대검 공안부장(사시 19회)이 좌장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 외에 문성우 대검 기획조정부장, 구본민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장(사시 25회), 염웅철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사시 25회) 등이 있다. 광주고는 명동성 제주지검장(사시 20회) 등 3명을 배출했다.
전북지역에서는 전주고가 7명으로 가장 많은 검찰 간부를 배출했다. 7명은 부산고나 대전고보다 많은 숫자다. 전주고에는 채수철 서울북부지검장(사시 15회)과 유재만 대검 중수1과장(사시 26회) 등이 있다.
부산고 출신 6명은 전원 검사장급 이상으로만 포진하고 있다. 황선태 지검장을 비롯해 이종백 서울중앙지검장(사시 17회), 문영호 창원지검장(사시 18회), 임채진 법무부 검찰국장·안영욱 법무부 법무실장(이상 사시 19회), 문효남 대구고검 차장(사시 21회) 등이다. 부산고 출신은 전원 검사장급 이상일 뿐만 아니라 서울중앙지검장, 검찰국장 등 요직에 2명이나 진출해 있다.
충청도 지역은 역시 대전고의 전통이 강했다. 대전고에는 서영제 대전고검장(사시 16회)와 조승식 대검 강력부장(사시 19회), 안창호 대검 공안기획관(사시 24회) 등이 있다.
3명 이상을 배출한 고등학교는 서울고·경기고·경복고·동성고·성동고·경북고·경남고·대전고·부산고·전주고·광주제일고·광주고·제물포고·순천고 등이다.
이진기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