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삼성전자는 발병자와 가족들의 아픔을 덜어드리기 위해 보상 문제를 최우선으로 처리할 것이며 합당한 보상을 약속했다” - 백수현 삼성전자커뮤니케이션 팀 전무
“보상안에 대한 구체적 답변을 듣지 못했고 다른 피해자들과 더 논의해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다” - 반올림 측
삼성전자와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은 25일 서초동 변호사회관에서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장 피해자(백혈병환자 등) 보상 관련 3차 협상를 비공개로 가졌다.
이 자리에서 삼성전자는 반올림과의 3차 협상에서 보상 대상 및 규모 등을 논의할 ‘보상위원회(이하 보상위)’ 설립과 협상에 참여한 발병자 등 8명에게 먼저 보상하고, 이후 대상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제안한 보상위는 2주 마다 대화를 진행하고 필요한 경우 양측에서 2인 이상 참여하는 실무협의를 상황에 따라 진행하기로 협의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측 협상단 대표인 백 전무는 “발병자와 가족들의 아픔을 덜어드리기 위해 보상 문제를 최우선으로 처리할 것이며 합당한 보상을 약속했다”며 “보상 기준과 대상 수준을 구체적으로 결정할 보상위원회 설치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어 “협상 과정 중 반올림 측이 문제제기 시 전문성과 독립성을 갖춘 제3의 기관을 통해 종합적 진단과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피해자 가족과 반올림의 활동에 대한 업무 방해 등의 고소 취하에 대해선 “지난 9일과 23일 두 차례 걸쳐 가족과 반올림 활동에 대한 업무 방해 등과 관련한 고소 4건 중 3건은 취하했고 한 건은 종결이 났기 때문에 고소 취하가 무의미하다”고 밝혔다.
한편 반올림 측의 황상기씨는 “오늘 협상은 삼성의 입장을 듣는 자리였고, 삼성이 오늘 구체적으로 제시한 건 없다”며 “보상안에 대해서도 구체적 답변을 듣지 못했고, 자세한 사항은 다른 피해자들과 더 논의해서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 측에서는 반올림, 가족에 대한 고소는 취하했지만 이 과정에서 관련이 되었던 모든 사람에 대한 고소 취하는 아니기 때문에 해결된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번 협상은 지난 2007년 삼성전자 기흥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던 故 황유미씨가 급성백혈병으로 숨지며 삼성전자 백혈병 문제로 논란이 일자 유가족과 반올림 등 시민단체가 7년 동안 보상 문제에 대해 협상을 벌였으나 작업 환경과 백혈병 발병의 연관성 및 산재 인정 여부 등으로 협상에 난항을 겪었다.
지난달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사과하고 피해자들에게 보상과 재발 방지를 약속했으며, 영화와 연극 등 여론의 관심이 일자 논의가 진전되고 있는 상황이다.
서동철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