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두환 이순자씨 부부 | ||
대학교수들은 2005년 대한민국 사회를 한마디로 ‘상화하택’(上火下澤)이었다고 표현했다. ‘위에는 불, 아래는 연못’이라는 뜻으로 우리 사회가 분열과 갈등을 거듭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지난 한 해를 돌이켜보면 ‘상화하택’의 소용돌이가 극심했고 또 각종 대형 의혹 사건들도 꼬리를 물고 일어났다.
다사다난했던 2005년을 <일요신문>의 특종 기사들을 통해 회고해 본다. -편집자주-
과거사 진상 규명 논란
올 한 해 ‘과거사 진상 규명’ 논란이 우리 사회 전반을 휩쓸고 지나갔다. 잘못 기록된 역사의 한 페이지를 바로잡거나 또는 알려지지 않은 비화를 발굴하는 작업에 <일요신문>도 활발한 취재를 펼쳐 나갔다.
<일요신문> 1월16일자로 보도한 ‘발굴 비화, 전두환과 대한민국 운명 바꾼 문서 2건’은 그 첫 신호탄. 두 건의 문서 가운데 하나는 박정희 대통령이 1976년 초 청와대 경호실 작전차장보 인사안에 자신이 직접 전두환이란 이름 석자를 적고 그 위에 친필 사인을 한 인사서류였다. 또 하나는 당시 이세호 육군참모총장이 총장직을 물러나면서 박 대통령에게 올린 충정어린 탄원서였다. 이 두 건의 문서는 그후 전두환 소장이 권력의 핵심으로 떠오르는 데 결정적 작용을 한 것으로 판명됐다.
<일요신문>은 지난 1월 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검찰이 공개키로 결정한 ‘12·12 및 5·18 관련 수사기록’의 일부 자료를 단독 입수, 주요 내용을 보도하기도 했다.
10·26 사건을 다룬 영화 <그때 그사람들>이 화제를 일으키면서 궁정동 대통령 안가에 대한 일반인의 궁금증이 새삼 증폭됐다. 이에 <일요신문>은 궁정동 안가에 얽힌 여러 증언과 기존의 취재 내용을 묶어 ‘대통령 안가 X파일’ 1탄과 2탄을 연속 보도했다.
국정원에서 과거사 진상규명 대상으로 삼고 있는 92건의 사건 목록도 <일요신문>이 최초 입수, 단독 공개하기도 했다. ‘국정원 진실위 과거사 의혹사건 목록 92건 단독확인’(4월24일자) 보도에서 인혁당 사건, 김대중 납치사건, 김형욱 전 중정부장 실종 사건, KAL 858기 폭파사건, 남한 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 사건, 부일장학회 강제 헌납 사건, 동백림 유학생 간첩단 사건 등이 우선 대상 7대 사건으로 선정됐음을 보도한 것. 8월28일자에서는 ‘격동의 5공 후반기, 몰리던 전두환 판깨기 쿠데타 5차례 기도’를 발굴비화로 보도했다.
‘10·26 사건’ 26주년을 맞아 김재규 전 중정부장에 대한 역사적 평가 논란이 다시 불거지는 시점에서 고 장준하씨의 장남 호권씨는 <일요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선친은 김 전 부장과 함께 75년 8월 거사를 밀약했다”고 밝혔다. 이 인터뷰는 11월6일자 ‘장준하-김재규 거사 밀약했다’로 보도됐다.
전직 대통령들의 수난 시대
지난 한 해는 전직 대통령들의 수난시대였다. 군 출신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은 12·12 및 5·18 과거사 논란에, 재산 은닉에 대한 언론과 검찰의 추적까지 집요하게 이어졌다. 문민 출신 김영삼 김대중 두 전직 대통령은 동시에 숨겨진 딸 논란에 휩싸였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숨겨진 재산과 관련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특종 보도를 주도했던 <일요신문>은 신년 벽두인 1월9일자(‘전두환 장남 재국씨 가족 명의 연천 땅 개발 내막’)에서 장남 재국씨가 경기도 연천에 자신과 가족 명의로 6천여 평의 대규모 허브농장을 짓고 있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이어서 5월29일자(‘전재국 덩치 커지는 연천 허브농장 막후’)에서는 재국씨가 농장 인근 밭과 임야 3천여 평을 추가 매입한 사실도 확인 보도했다.
전씨의 재산을 끈질기게 추적해오던 취재진은 전씨 일가 재산에 다소 변동이 생긴 것을 포착하기도 했다. ‘전두환 일가 재산변동’(4월10일자) 보도에서 전씨의 장손녀가 연천에 자신의 명의로 땅을 사들인 흔적을 발견했다. 또한 장남 재국씨와 처남 이창석씨 주변을 둘러싼 토지 거래도 밝혀냈다.
또한 전씨가 최고의 훈장인 ‘수교훈장 광화대장’과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자신의 재임 중에 스스로 달았다는 점을 밝혀내(9월25일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4월 들어 ‘DJ의 숨겨진 딸’ 논란이 터져 나왔다. <일요신문>은 5월1일자 ‘DJ 딸 사건 4대 미스터리’ 보도를 통해 이 논란이 갑자기 불거진 데 대한 음모론의 실체를 쫓는 데 주력했다. 즉 진승현 게이트의 진실, 숨겨진 여인과 그 딸이었던 김씨 모녀의 삶과 죽음, 정보기관 ‘DJ X파일’의 실체, 그리고 국정원 특수사업의 정체 등을 추적한 것. 파문이 지나간 뒤엔 숨겨진 딸로 알려진 김아무개씨의 그 후 동정(10월16일자)을 소개하기도 했다.
YS도 숨겨진 딸 논란에 휩싸였다. <일요신문>은 ‘YS 숨겨진 딸 논란 어떻게 돼 가나’(10월16일자)를 통해 YS의 옛 여인이라고 주장하는 이아무개씨의 주변을 집중 취재했다. YS에 대한 소송전을 둘러싼 이씨와 딸 주씨의 갈등과 뒷이야기를 밝혀내기도 했다.
또한 ‘YS 맏며느리 60억대 부동산 보유 내막’(7월24일자) 기사에서 YS의 맏며느리인 황아무개씨가 경기도 의왕시 카페촌 주변의 부동산을 다량 매입했다는 사실을 단독 보도했다.
감명국 기자 kmg@ilyo.co.kr